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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3년전 봄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한미훈련 비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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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3년전 봄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한미훈련 비난, 왜?

남북군사합의서 파기 위협…미국에도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 경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간 군사합의서를 없앨 수 있다고 위협했다.

15일 김여정 부부장은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남조선(남한) 당국이 대화를 부정하는 적대행위에 매달리고 끈질긴 불장난으로 신뢰의 기초를 깡그리 파괴하고 있는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부장은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 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우리는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씨원스럽게 파기해 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명백한 것은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이 이처럼 남한에 대한 위협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이유는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8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때문이다.

그는 "우리 당 중앙은 이미 남조선(남한)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이것이 해마다 3월과 8월이면 되살아나는 남쪽 동네의 히스테리적인 전쟁 연습 광기를 염두에 둔 것이며 북남관계의 마지막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 북한의 8차 당 대회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보고를 통해 밝힌 입장으로, 남한 당국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이번 훈련이 연례적‧방어적이며 시뮬레이션 방식의 모의 훈련이기 때문에 북한의 유연한 입장을 기대한다는 남한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참으로 유치하고 어리석은 수작"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연습중단을 약속하고도 우리의 눈을 피해가며 2018년에는 110여 차, 2019년에는 190여 차, 2020년에는 170여 차의 크고 작은 전쟁연습을 벌려놓은 데 대하여서도 때가 되면 낱낱이 계산하려고 했다"며 "이런 식으로 북침전쟁연습에 계속 열을 올리다가는 북남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남조선 당국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구실로 자신들의 대남 기구를 없애고 남북 간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훈련이 시작됐을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이 일주일이나 지난 현 시점에 이같은 담화를 낸 데에는 훈련 자체에 대한 반발과 함께 다른 의도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17일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는 점, 또 미북 간 접촉 시도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 김 부부장의 담화가 나왔다는 점 등 시기적인 정황을 살펴봤을 때 북한이 미국의 새 정부와 접촉을 하기 전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 간 발편잠을 자고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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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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