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선 공약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은 제2공항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며 이제는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원 지사는 앞서 "문재인 정부는 국토부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해 안정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등 7가지 항목을 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았지만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을 지원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총력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인 제2공항 추진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하다"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원 지사는 이날 "이제 제주 제2공항을 죽이고 살리는 문제는 국토부와 대통령에게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여론조사 뒤에 숨어 도민들 싸움만 붙이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제2공항 강행 의사를 밝힌 원희룡 지사를 성토하기 위해 진행한 기자회견과 관련해선 "여론조사 뒤에 숨어 선동만 하다 떠나시는군요. 안타깝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심 전 대표께 제안한 공개토론을 당연히 수용하실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안전이 매우 불안한 상태인 제주공항의 사정을 잘 아실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앞서 심상정 의원이 원희룡 지사의 사업 강행 방침에 "제주도민의 민의를 배반하고 투기세력과 결탁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자 심 의원에게 "제주 방문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일부의 이야기로 도민을 선동하지 말라"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이날 심상정 의원을 향해 "저와의 토론을 피한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제주도민의 숙원을 폄하하고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것에는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쌓여 있지만, 이 점만은 분명히 하겠다"면서 "국가정책은 여론조사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또 "국민의 안전 문제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때에 따라서는 온갖 비바람을 맞아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해 제주도는 여론 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했으나 국토부가 제주도의 입장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책임회피를 위한 면피용이라는 논란과 함께 도민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민 여론 조사는 제주도와 도의회가 정책 반영이라는 단어를 빼고 단순 참고용을 전제로 실시됐다. 일각에선 예초부터 정책 반영도 안되는 여론조사를 한 것은 그간 제2공항 건설 사업에서 촉발된 도민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될 거란 지적을 받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