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2공항 정상 추진 의견을 국토부에 발송하면서 도민 사회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10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통해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내린 결론"이라며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 엄숙한 책임감을 가지고 제2공항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의 정상 추진 의사가 발표되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긴급 성명을 내고 "원희룡 지사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토부에 읍소하며 사업 강행에 전면에 나섰다"면서 "원희룡 지사는 도민의 민의를 배반하고 비열하고 비굴하게 토건 투기 세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반 도민적 행태를 저질렀다"고 성토했다.
또 "도대체 이렇게 도민의 민의를 거스르며 제2공항 강행을 부추기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현 제주공항을 활용하면 미래의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음에도 사업 강행에 앞장서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도민의 뜻을 거슬러 추진 의견을 낸 것은 도민을 대표해야 할 지사가 도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도저히 묵과할 없는 행태"라면서 "본인의 정치적 생명을 건 도발을 도민사회에 감행한 만큼 정치적 책임을 지고 당장 지사직에서 물러나라"라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제2공항 사업 반대 단체의 날선 비판에도 찬성 입장인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제주도의 추진 의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 한다"며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이날 긴급 논평을 내고 "대형 국책사업인 제주제2공항 추진은 성산지역 주민들의 높은 찬성 의견으로 사실상 해소됐다. 제주도정은 제주제2공항에 대한 접근성을 골고루 확보하고 환경관리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 강력하게 추진 하라"며 제주도의 결정을 적극 옹호했다.
국민의힘은 "현 제주공항은 오래전부터 포화상태이고 안전이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성산지역 제주제2공항은 선택 가능한 유일한 공항 인프라 확충 대안"이라면서 "국토부는 원희룡 제주도정의 제주제2공항 사업 추진 결정을 적극 수용하고 법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임을 고려해 제주제2공항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국갤럽은 찬성 44.1% 반대 47.0%(오차 ±2.19%)로 반대 의견이 앞섰고, 엠브레인 퍼블릭 또한 찬성 43.8% 반대 51.5%(오차 ±2.2%)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한국갤럽이 찬성 64.9% 반대 31.4%(오차 ±4.4%)로 찬성 의견이 2배 이상 많았다. 엠브레인 퍼블릭 역시 찬성 65.6% 반대 33.0%(오차 ±4.38%)로 찬성 의견이 2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KBS제주가 여론조사기관 (주)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토부가 전체 도민 뜻에 따라 사업을 철회해 한다’는 의견은 64.5%인 반면 ‘성산 주민 뜻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28.2%로 사업 철회 의견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부터 국토부의 제2공항 사업 정책 결정에 반영될지도 확실치 않은 단순 '참고용' 여론 조사 결과를 놓고 도민 사회가 찬반으로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갈등 해법도 내놓기 전에 제주도가 도민 사업 철회 의견을 무시한 채 성산지역 손을 들어줘 도민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겪이라는 지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성난 민심을 달랠만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토부의 결정이 뒤를 이을 경우 도민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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