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주능선 남덕유산과 무룡산 사이에 위치한 삿갓봉 기슭에서 발원해 굽이굽이 돌아 합천호를 담는 서출동류(서쪽에서 솟아 동쪽으로 흐른다) 물길 따라 걷는 거창 월성계곡은 산과 봉우리가 병풍처럼 마을을 에워싸고 있고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을 이루며 그 골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은 깊고 맑아 자연이 빚어 놓은 풍광을 담고 있다.
경남 거창군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줄기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갖춘 귀한 서출동류 물줄기를 간직하고 있다. 삿갓봉 기슭에서 발원해 월성계곡을 만들고 원학동계곡을 휘돌아 거창읍을 가로 질러 황강을 따라 유유히 흐른다. 그리고 마지막 닿은 곳이 낙동강이니 샘솟는 곳이 서쪽이요 닿는 곳이 동쪽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출동류 물줄기란 이름을 갖게 됐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덕유산 아래 굽이굽이 흐르는 월성계곡의 아름다움 자연 속을 걷는 트레킹으로 겨우내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남덕유산 아래에 자리한 북상면의 끝자락인 황점마을은 소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옛날에 쇠를 녹여 만드는 대장간 같은 점포들이 많아 황점(黃店)이란 이름을 가진 이 마을은 곳곳에 쇠를 녹일 때 끓어 넘치는 거품이 흘러내려 굳어버린 쇳덩어리 같은 돌덩어리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정자나무인 고욤나무는 덕유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휴식처로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황점마을 떠나 아래쪽으로 한참을 걷다 보면 저 멀리 웅장한 돌탑이 보인다.
사선대
네 덩어리 바위가 층을 이루고 있으며 그 옛날 맨 위의 넓은 바위에서 신선들이 바둑을 뒀다하여 사선대라고 불리고 있다.
사선대 아래 너럭바위에 앉아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사선담에 가득 고인 푸르른 솔향기 내음을 맡으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본다.
사선대를 내려 잘 포장된 길 옆을 돌아보면 거창의 소금강 분설담이 눈에 들어온다.
분설담
달빛 곱고 별빛 고운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월성마을을 지나 흐르는 물길은 월성계곡을 이루고 하늘 아래 댕강 매달린 듯한 장군바위는 삼국시대 신라 장군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산 위에 우뚝 서 있다.
그 아래 산모퉁이를 돌면 거창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분설담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물이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히면서 흩어지는 모습이 마치 흩날리는 눈보라처럼 보여 붙여진 분설담(濆雪潭)은 잔잔한 물길과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부서져 흩어지는 물이 와 닿은 너럭바위에는 제2동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으며 계곡 안쪽 산허리는 책을 포개어 놓은 듯 채석장을 닮았다 하여 거창의 소금강으로 불리어 진다.
흐르는 물길을 따라 걷다보면 너른 천변 언덕에 육모지붕에 자그마한 몸짓의 덕산정이 보인다. 덕산정 아래 흐르는 차고 시린 물줄기를 따라 계곡을 내려가면 신선이 내려와 둘러보았다는 커다란 바위가 오래된 소나무를 둘러쳐져 있는 강선대가 펼쳐진다.
강선대
하늘 아래 넓은 반석이 무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 넓고 하얗게 빛나는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니 옛날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말이 그냥 전설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강선대 아래 너른 천변에는 조각이 아름답게 장식된 모암정이 있다. 은진 임씨 정자인 모암정의 천장에는 꽃병에 아름다운 꽃이 담긴 모습과 화려한 색깔의 용이 정자를 보호하고 있다.
길게 빼낸 처마를 받쳐주고 있는 활주의 초석에는 거북이, 다람쥐, 넝쿨 잎 등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져 있다.
모암정을 뒤로하고 흐르는 물소리에 몸을 맞기고 걷다보면 삼국시대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들을 전별했다는 수승대가 반긴다.
수승대
거창을 대표하는 관광 명승지인 수승대는 국가지정 명승 제53호로 거창국제연극제의 주 무대이기도하다.
수승대 내에는 수승대 전체를 한 눈에 감상 할 수 있는 요수 신권 선생이 지었다는 정자 요수정과 거북이를 닮은 바위 암구대, 문루(門樓)인 관수루(觀水樓)가 볼 만한 구연서원 등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즐비하다.
트레킹의 마지막을 거북바위가 내려 보이는 넓적한 반석 바위에 않아 지친 발을 맑은 물에 담그고 옛 우리의 조상들이 자연스레 오가며 생겨난 오솔길을 걸어 온 길을 회상하며 바람소리와 산새소리, 계곡을 휘감는 물소리에 몸을 기대며 쌓인 피로를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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