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두고 당·정·청간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현안브리핑에서 중수청 관련 질문을 받고 "매사가 시기가 적절하냐, 준비가 돼 있느냐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성급한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확인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전날 언급의 연장선이다.
정 총리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것이 국민들의 인권 보장에 유리하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수사와 기소는 분리하는 게 옳다"면서도 이 같이 밝혔다. 방향에 동의하지만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 검개특위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 시즌2'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 등 21명이 발의한 '중수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중심이 된다. 검찰이 담당하고 있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고, 중수청을 신설 이관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검개특위가 상반기 중 중수청 신설법안 처리 방침을 세우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당 내에서도 중수청 신설에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 기능 난립 우려 △반부패수사 역량 저하 △공수처 출범과 경검경수사권 조정 등의 이유를 들며 중수청 신설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차원에서의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지 얼마 안 됐다"며 "지금 이 시점에 중대범죄수사청을 별도로 신설하는 건 마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 잘 정착 운영되도록 정밀하게 집중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중수청이 신설된다면 국가 수사기능이 너무 산만하고 특히 수사기관이 너무 많고 난립돼 국민과 기업에 부담과 압박이 지나치게 가중될 것"이라며 "반부패수사 역량은 산일되거나 혼란스러워 저하될 수 있고 각 수사기관 사이의 관계도 복잡해 매우 혼돈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긴 호흡으로 치열하게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졸속 부실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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