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스포츠전문채널들이 학폭문제로 경기출전이 정지된 배구선수들의 예전 국가대표시절 경기장면을 연일 방송하는 것은 ‘또 다른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BS스포츠채널은 24일, 2018년 여자 발리볼 네이션스리그대회에서 우리나라와 도미니크공화국 대표팀 간의 경기 장면을 방송했다.
MBC스포츠채널은 23일, 우리나라와 대만과의 여자배구B조 경기를 녹화중계했으며, SPOTV채널도 23일, 국가대표 여자배구 ‘최고의 명경기’라며 2019 FIVB여자배구 월드컵 경기를 방영했다.
이들 채널에서 방영한 경기에는 최근 학폭 문제로 소속 배구단은 무기한 출전금지명령을,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한 이재영,다영 쌍둥이자매의 경기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 관계자는 "방송사업자의 편성권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범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이나 관련 시민단체에서 민원제기가 되면 추가검토해 볼 텐데, 그 부분은 내부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지는 고민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청소년 학교폭력 관련 상담 NGO단체인 푸른나무재단 탁은영 담당은 "편성권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두 선수의 학폭문제가 제기돼 경기출전이 제한되고 국가대표자격도 박탈 당한 상황에서 과거영상이라고 해서 두 선수가 국가대표 선수로 뛰고 있는 모습을 방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법적으로 규제가 있는 부분도 아니어서 이의제기도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학폭의 가해자인 두 선수가 경기하는 장면을 계속 방영하는 것도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배구계에서 학폭문제가 굉장히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 볼 때, 방송사가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경우 편집을 해서 보여주지 않는 식으로 방영을 하는 것처럼 방송사에서 내부적으로 그 부분도 추가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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