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지침으로 한숨은 돌렸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된 후 첫 주말을 맞았다. 식당과 카페처럼 일부 시설은 영업 제한 시간이 해제되면서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일각에서는 감염이 다시 확산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20일 오후 6시쯤 찾은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 이른바 코로나 통금이 사라지자 시민들도 모처럼 번화가를 찾았다. 강추위까지 물러난 탓인지 곳곳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추가 감염이 우려되지만 일상이 된 마스크 수칙은 비교적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는 시민들도 많았다.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김모(32)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왔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가 그대로 유지된 점은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말은 거리두기 완화로 시민들은 잠깐이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부산 동래구에서 온 윤모(31) 씨는 "운영 시간 제한이 풀리다 보니 이제는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코로나가 하루빨리 완화돼서 예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근 맛집을 찾아 나온 시민들도 부쩍 늘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왔다는 박모(47) 씨는 "설 연휴 때 부모님을 뵈러 못 내려 왔는데 이번에는 직계가족 5인 이상은 모일 수 있으니까 애들 둘이랑 같이 왔다"며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해서 안전하게 뵙고 안전하게 올라갈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되면서 식당과 술집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50㎡ 규모의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42) 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며 "밤 10시까지 문을 열다가 영업 시간 제한이 아예 사라지다 보니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업 시간에 손님 수까지 제한돼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던 한 노래방 업주 김모(59) 씨는 "그나마 제한이 풀려서 다행이다"며 "이용한 룸은 바로 소독해서 30분 뒤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방역에 철저히 신경을 쓰고 있지만 언제 또 거리두기가 격상될지 몰라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반면 클럽을 비롯한 유흥시설의 경우 두 달 만에 문을 열 수 있게 됐지만 큰 효과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밤 10시가 넘어야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에 업종에 따라 운영 시간을 달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서면 번화가 곳곳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업소도 많았다.
이날 식당과 술집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20~30대 시민들이 많았고 가게 안은 빈자리 하나 없이 만석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몇몇 가게는 QR코드 인증이나 출입자명부 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칸막이 설치도 안 해 방역수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가게 밖에도 평소보다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서 대기하는 모습이 연출되는가 하면 골목마다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를 내리고 흡연을 하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최근 들어 부산은 확진자 규모는 줄었지만 설 연휴가 막 지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거리두기 완화는 성급했다는 우려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설 연휴 이후로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4차 유행으로 번지는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자칫 방역에 느슨해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시민 모두가 경각심 가지고 방역수칙을 더욱 잘 지켜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1.5단계로 조정한 바 있다. 최근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전제적인 확진자 수가 감소추세에 있고 감염재생산 지수 상황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1.5단계로 조정됨에 따라 식당, 카페,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파티룸 등 다중이용시설은 방역수칙 준수 하에 운영 시간 제한이 해제된다. 영업이 중단되었던 유흥시설은 위험도 최소화를 위해 강화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영업이 재개된다.
다만 최근 환자 발생이 많았던 목욕장업 시설의 경우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2단계 수준의 강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위험성을 고려해 집합금지는 그대로 유지되나 직계가족에 대해서는 동거가족이 아니더라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적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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