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원장 고형범)이 추진 중인 물고기 전문의 위촉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제주광어 품질 향상을 위한다며 지난달 도내 수산질병관리사 공모를 통해 10명을 위촉하고 2월 1일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은 권역별로 도내 359개 광어 양식장 현장에 투입돼 ▲수산생물 진료 ▲전염병 예방 ▲방역관리 ▲수산물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지도하고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제주도 해양수산 연구원에서는 사업비 1억 4천4백만 원을 확보하고 이들에게 매월 120만 원씩 수당 형태로 지급한다.
문제는 이들을 위촉하면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별다른 계약서 작성 없이 민간인을 위촉해 현장에 투입하고 수산질병관리사라는 명칭 앞에 '공'을 추가해 '공수산질병관리사'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또 월 1회 담당한 양식장을 의무 방문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ㅇㅇ질병관리원이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법인 또는 개인 사업자들로 수산 생물 사료나 약품 등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공수산질병관리사가 매일 양식장에 대한 지역별 예찰 현황을 파악하고 현장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one-stop 진료 체계를 구축해 어업인에게 신속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변질될 경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이들 수산질병관리사가 ㅇㅇ질병관리원에 소속하고 있고 '공수산질병관리사'라는 호칭으로 인해 자칫 공공 기관이나 공공 기관에 소속된 공무원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는 별개로 "위급 상황 발생 시 수산질병관리사들이 1인당 평균 38곳의 양식장을 관리해야돼 과도한 업무량으로 양식장 방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실효성이 없는 혈세 낭비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산질병관리사 관계자는 "호칭 등 관련 사업은 행정기관에서 정한 것"이라며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으로 책임을 돌렸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이에 대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제기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것 이외에 행정조치를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도내 광어 생산량은 2만 3416톤 조수입은 약 2738억 원으로 국내 양식광어 생산의 53%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생산지다. 특히 제주광어의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 끝에 2005년에는 제주광어가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광어 양식장 관계자는 "제주도 내 양식장 어업인들이 나름대로 양식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제대로 된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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