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가졌다. 지난해부터 계획돼 있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에 대해 양측은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상황의 안정이 우선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16일 외교부는 이날 이뤄진 정의용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 간 통화에서 "왕 위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어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시 주석의 방한 시기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 사항이 없음을 내비쳤다.
다만 외교부는 "왕 위원은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고 정 장관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구체 방문 시기 등에 대해 지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혀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의 현안 중 하나인 북핵 문제에 대해 외교부는 "양 장관은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 진전 여건 마련을 위해 양국 간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하고 그해 12월 29일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와 관련, 외교부는 "양 장관은 구체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협력체의 지속 발전을 위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지난 12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15일에는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국제협력부 장관과 각각 통화를 가지면서 취임 이후 본격적인 고위급 접촉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정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 간의 통화는 아직 실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기본적인 원칙은 정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고자 하는 나라들과 서로 편리한 시간에 (통화를) 잡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화 순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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