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금은 많은 국가에서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정책을 쓰는 때"라며 기본소득 정책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기본소득' 논쟁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일부 당내 인사들의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시대 새로운 가치로 교황께서도 제안한 기본소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는 (기본소득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세부 논의로 들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지사는 "시장주의의 선봉에 섰던 영국은 코로나19 사태 후 직원을 자르지 않으면 임금의 80%까지 보존해주는 정책을 내놓았고 자영업자에게도 지난 3년 소득 기준 80%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이 시대 자본주의 최첨단에 위치한 기업인들이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유도 기존의 기업주도성장, 낙수효과와 같은 방식으로는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4월 발표한 부활절 기념 서한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을 언급한 점을 들어 "교황께서도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기술 관료 패러다임이 이번 위기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데 있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정부들이 이해했으며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래도록 이어진 저금리 기조, 실물경제와 괴리된 채 자산 가격만 올라가고 노동소득은 감소하고 있다"면서 "가계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니 수요가 부족하고 공급과잉의 경제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급진적이라 지탄받던 '뉴딜정책'은 미국의 부흥을 이끌어냈고 반대당인 공화당조차 정치이념의 발판으로 삼을 만큼 보편적인 철학이 됐다"며 "1920년대 사회주의라 비난받던 정책이 1930년대 이르러 '완전한 미국주의'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는 전날 OBS의 유튜브 <막전막후>에 출연해 기본소득 등 자신의 주요 정책에 관해 설명하며 "(기본소득은) 재정지출을 통한 복지확대와 전혀 다른 '경기활성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포퓰리스트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1회성 정책을 만들어서 국민을 현혹하면 넘어가리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돈 몇십만 원 준다고 혹해서 지지한다는 건 국민을 폄하하는 것이고, 제가 진정 포퓰리즘 정책을 한다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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