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릉 간 대형카페리선 운항 기대감에 환영의 뜻을 보였던 울릉주민들이 최근 대형카페리선 공모사업이 또다시 미뤄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모사업에 참여한 ㈜에이치해운의 ‘먹튀’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지역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앞서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달 초 포항-울릉 간 대형카페리선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이달 3일 사업자 선정위원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공모사업 부적격 업체로 신청 반려된 에이치해운이 포항해수청을 상대로 ‘공모신청 반려 처분은 부당하다’며 대구지방법원에 ‘반려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포항해수청은 당초 이달 3일로 예정됐던 포항-울릉 항로 대형카페리선 사업자 선정위원회를 오는 19일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혀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 울릉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편, 전남 고흥 녹동항과 제주 성산항을 오가는 ㈜에이치해운의 ‘선라이즈 제주’호가 포항-울릉 항로 공모사업에 응모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남 고흥군 주민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목포MBC> 뉴스보도 등에 따르면 선라이즈 제주호는 고흥 녹동항과 제주 성산항을 운항한다는 조건으로 지난 2018년 해양수산부의 연안 여객선 현대화 펀드(해운법 제4조에 따라 선박건조가격 50% 지원)를 지원받아 1만5000t급으로 건조됐다. 여객 인원은 630여명, 승용차·화물차 등 170여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에이치해운은 지난해 7월 취항한 후 코로나19 여파로 승객 감소와 선박 수리 등을 이유로 운항한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은 같은 해 10월 운항을 중단했다. 그런 뒤 휴항 신청이 끝나는 다음달 8일 부터 정상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제시해놓고서는 최근 포항-울릉 간 대형카페리선 공모사업에 신청했다가 반려된 사실이 알려져 지역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선사 측은 “고흥군 녹동신항의 선석 증설이 지연되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누적된 적자 부담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2개 노선에 13척에 이르는 치열한 제주도 항로 경쟁 속에서 수익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선사 측 해명에도 고흥 지역 내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선사 측이 녹동 성산포 간 항로를 최소 2년 이상 유지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며 “경북지역 굴지의 기업 ㈜대아고속 해운의 관계사인 “에이치해운이 ‘먹튀’를 시도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울릉주민 유모씨는 “기업윤리는 온데간데없고 자신들의 이익만 위해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기업이 포항-울릉노선에서도 그러지 않겠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냐”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상황이 지금 ‘에이치해운’인거 같다”고 꼬집어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