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오는 3~4월 즈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간 감염병 전문가들로부터 4차 대유행이 언제든 오리라는 전망은 나왔으나, 방역당국이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해 유행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점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전반적인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정점을 지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변이 균주(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기존과) 똑같은 거리두기로 대응하더라도, 영국발 변이만 하더라도 기초재생산지수 자체가 상당히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아울러 "긴장감의 해이나, 3월 이후 여러 가지 여건 자체가 코로나19의 또 다른 유행으로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봄철 바이러스 재유행 전망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로부터도 나왔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3~4월에 유행이 (다시) 온다는 우려가 있어 전문가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으로 인해)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지고, 백신 기대감으로 이완이 겹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행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초재생산지수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거듭 다발생 기관이나 시설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재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방역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며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가 오는 시기인 3~4월에 (사회 분위기가) 해이해진다면 유행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지 않느냐고 저희가 전망했다"고 덧붙였다.
권 부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주춤해진 3차 유행 감소 상황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는 질문에 관한 대답으로부터 나왔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지금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 추세를 유지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계속된 거리두기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고), 당장 2월부터는 백신 접종도 시작된다"며 "현재 (코로나19 4차 유행) 가능성을 조금은 높게 보고 있지는 않은 것이 제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첨언했다.
아울러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국과 미국의 경우도 "백신 효과라기보다는 거리두기, 또는 유행의 포화 상태가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고 추정"한다며 유행 추세가 정점을 찍은 건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국가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권 부본부장은 전했다.
종합하자면, 세계의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으로 들어왔고, 북반구가 바이러스 감염 취약 시기인 동절기를 지나감에 따라 앞으로의 큰 유행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방역당국은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의 유행세 재확산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시민의 방역수칙 준수 의지가 희미해질 경우 동절기가 끝남에 따라 다시 이동량이 증가하는 3~4월경 유행이 재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한편 4일 현재 전국의 기초재생산지수는 0.92로, 전주 대비 0.10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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