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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우리말 속의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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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우리말 속의 일본어

1.가다(かた ) =>어깨(견(肩).

2.가라(から) =>가짜, 빈(空).

3.가오(かお) => 얼굴(顔), 체면(?) *가오 잡는다고 많이 얘기하지요?

4.간지(かんじ) => 느낌(感) *요즘 젊은이들이 “간지난다.”고 많이 하지요. 그냥 “멋있다.”고 해도 되는데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5.고도리(ごとり) =>새 다섯 마리(五鳥)(고스톱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고도리치다’에서 유래한 말이랍니다.) “고도리났다”는 새 다섯 마리 됐다 임.

6.곤조(こんじょう) =>근성(根性), 성깔(?)(기성 세대에서 많이 쓰던 말이다. “그놈 곤조부리고 있네.”라고 했지요.)

7.구라이(ぐら·い) => 거짓(暗い), 공갈

8.구리스(グリース) =>윤활유(grease).

9.꾸무리(くもり) =>흐림(曇り)(“날씨가 희꾸무리하네.”라는 표현을 자주 봤어요.)

10.기모(き-もう) => 기모(起毛), 보풀을 세움(*요즘 기모가 유행인데, 사전에는 없는 단어다.

이와 같이 해서 SNS로 친구들에게도 보내고 단체 카톡방에도 올리면 다문화가정 식구들이 다시 다른 다문화가족에게 보내고, 또 손주에게 보냈다는 친구들도 있고 다양한 계층으로 보내주는 것 같아서 보내주는 사람으로서 기분은 좋다.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이나 한국에서 공부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제자들이 특별히 좋아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나치게 외국에어 관대하다 보니 우리말이 서서히 존재가치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에 언급한 바와 같이 ‘기스(きず = 상처, 흠)’라는 단어가 우리말인 줄 알고 있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 요즘 기모바지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 또한 사전에도 없는 단어다. 기모를 한자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오지 않는다. 물론 국어사전에도 없다. 한자로는 起毛라고 쓴다. 뜻은 ‘(직물이나 편물 등의) 보풀을 세움.’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글자 그대로 옷감 속의 털을 세웠다는 말이다. 그래서 보온 효과를 높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아무튼 간에 일본에서 유래한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은 두 말할 나위없다. 그렇다고 순우리말로 “속에 털을 세운 옷”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길어서 홍보하는데 무리가 따를 것도 분명하다. 한자를 사용하면 글자를 축약하는 효과가 있다. ‘털을 세우다’보다는 ‘기모’라는 말이 짧고, 무슨 뜻일까 하는 상상력을 키우는 의미는 있는데, 그 단어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하다.

‘가오(かお)’라는 말도 그렇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가오다시 잡는다.’는 표현을 참 많이 하고 자랐다. 그때는 ‘어깨’라는 뜻인 줄 알았다. 그래서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그렇게 표현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은 ‘얼굴(顔) 혹은 체면’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요즘은 체면치레를 많이 하기 때문에 거의 체면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에 보면 깡패들 중에서 “내 가오 좀 살려줘.” 하는 말을 가끔 볼 수 있다.

돌아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어린 시절에 의미도 모르고 썼던 것을 나이가 들어서도 그냥 쓰고 있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으랴? 우리말인 줄 알고 써 왔던 지난 날이 마냥 부끄럽기만 하다. 외국어에 지나치게 관대했던 선배들도 못마땅하다. 그것이 우리말이 아닌 줄 알았다면 합당한 우리말을 만들었어야 한다. 요즘은 자나치게 영어나 프랑스어에 관대한 것도 사실이다. 콩글리시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의미 없는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파이팅’, ‘엣지있다’ 등의 말일 것이다. ‘엣지있다’가 사라지고, ‘간지난다’가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말을 살려 쓰는 교양인이 되었으면 한다.

눈이 마음의 거울이라면 언어는 그 사람의 교양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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