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사태로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며 노동계와 시민사회와 갈등을 겪어온 변광용 거제시장이 정부의 매각 발표 2년 만인 28일 원천적인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강도 높은 첫 기자회견을 열였다.
거제시민반대대책위가 대우조선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623일 째 되는 날이다.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변 시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수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과 지역경제의 생사가 달려있을 뿐 아니라 거제는 물론 경남의 조선 제조업체의 존망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변광용 시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조선노동자와 거제시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어서도, 지역경제와 시민생활을 수렁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불합리한 인수합병도 있어서는 안 된다” 고 밝혔다.
변 시장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대한민국 조선산업이 있기까지 현장에서 묵묵히 땀과 열정을 쏟았던 노동자들과 향토기업을 아끼고 사랑해 온 거제시민이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며 “이것이 거제가 절박한 이유이고, 시민을 지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거제시장으로서 (반대하는)더욱 간절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된다면 기존뿐 아니라 신규 일감마저 현대중공업에 집중되고, 인력감축 등의 문제점이 자명하게 나타날 것임은 기존의 타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무수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변 시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하며, 일방적인 매각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대대책위는 변 시장의 기자회견을 만시지탄(晩時之歎)에 비유했다. 그러나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대우조선 특혜 매각 자체를 반대하며 노동자, 시민사회와 결을 같이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점은 환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변광용 거제시장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의 독립경영, 노동자의 고용안정 보장, 협력업체들의 생태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우조선 매각이라는 조선산업 구조조정의 명분을 뿌리치지 못하고 정부의 정책과 어느정도 궤를 같이해왔다.
변광용 시장은 <프레시안>에 불공정 매각에 대한 노동자들의 우려와 반대 입장은 청와대와 정부, 산업은행에 꾸준히 전달해왔다.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상황이 변했다. 조선업 구조개편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EU의 조건부 승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이) 당초 대한민국 조선업의 구조개편이 아나라 지금은 한국 조선시장의 상태계를 축소시키려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매각방향에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거제시장으로서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변광용 시장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날 거제시청 본관에는 ‘대우조선 매각 반대 원점 재검토 촉구’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렸다.
대책위는 “대우조선 매각 반대운동이 시장이 기자회견 한 번 한다고 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앞으로 시장의 행뵤를 주목하겠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1월 31일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계획을 발표하고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 주식을 넘겨 매각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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