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같은 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난기본소득론'에 대해 비판했으나, 정작 자신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경기도가 지급한 재난기본소득(경기도 측의 명칭은 재난기본소득. 정부가 사용한 명칭은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자신이 제안한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됐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는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말을 썼다가, 뒤늦게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구 이재명 지사님께"라며 "더 이상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포퓰리즘 논쟁은 중지하자"고 주장하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경기도 화성시(을)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이 글을 통해 "기본소득하면 이재명 지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울 따름"이라면서도 "기본소득의 원칙에는 보편성과 정액성, 정시성 등이 있고, 기본소득 문제를 거론하려면 포퓰리즘이 아닌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재난수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은 백번 양보하여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회용 또는 수회용 수당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에는 동의가 되질 않는다. 사회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우리가 앞으로 추진해 가야할 '기본소득'에 대해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금처럼 추진되는 '재난기본소득'이란 용어가 빚은 불필요한 논의는 사회적 갈등을 낳을 우려가 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재난지원금을 경기도민 전체에 주는가, 차등지급해야 하는가. 그것이 아님을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코로나 위기 상황이 여전한데 여당의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논의는 '상복을 1년 입을 것이냐, 3년 입을 것이냐, 하는 붕당세력들의 예송논쟁처럼 국민들에게 소모적인 논쟁으로 비춰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지사는 보편지급에 방점을, 정세균 총리는 선별지급에 방점을 두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더이상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포퓰리즘 논쟁은 중지하고, '재난 지원금'이라 하면 뭐가 달라지는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글에서 이 의원은 이 지사를 '벗', '친구'로 호칭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해 4.15총선을 코앞에 둔 4월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원욱이 제안한 화성시 '재난기본소득' 받는 방법"이라는 글을 올리고 정부와 경기도 등 지자체의 지원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재난기본소득'을 자신이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명칭이 잘못됐다는 현재의 견해와 배치된다.
경기도는 정부가 최근 '경기도형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모든 경기도민에게 1인상 10만 원 씩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이번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대상은 나이, 직업, 소득 관계없이 기본소득 방식에 따라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내국인 1341만 명과 외국인 58만 명 등 약 1399만 명이다. 이재명 지사는 "외국인은 코로나19 지원에서 외국인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서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에 한정했던 1차 재난기본소득 때보다 대상을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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