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1월 20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재차 무장시위를 벌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있었던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야기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에 공화당 의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의회 무장 난입 사태를 야기한 '(선거)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집회를 주도한 알리 알렉산더가 공화당의 앤디 빅스(애리조나), 모 브룩스(앨라배마), 폴 고사(애리조나) 하원의원과 함께 집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더는 이런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 넷은 의회가 투표하는 동안 최대한 압박을 가할 계획을 세웠다"며 "외부에서 우리의 큰 함성을 들으며 공화당 의원들의 마음을 바꾸려는 것이 우리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목된 의원들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빅스 의원은 WP에 보낸 성명에서 "알렉산더나 다른 시위대를 만나거나 협력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브륵수 의원도 "의회 폭동에 책임이 없다"는 성명을 냈다. 고사 의원은 WP의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고사 의원은 지난달 19일 트위터에 알렉산더를 '진정한 애국자'라고 칭찬한 적이 있고, 알렉산더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집회에서 빅스 의원을 '자신의 친구'라고 소개하는 등 이들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는 많이 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에 무장 난입하는 과정에서 복잡하고 넓은 의사당 내부에서 시위대가 짧은 시간 동안 상원 회의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사무실 등 원하는 장소를 정확하게 찾아가 기물을 훼손하고 점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여 우발적인 난동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이스북 "폭력 암시 신호 증가"...에어비앤비는 워싱턴DC 모든 숙박 예약 취소
한편, 페이스북은 바이든 취임식을 앞두고 추가적인 폭력 행위를 암시하는 신호가 증가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페이스북이 추적한 시그널에는 이벤트를 홍보하는 디지털 전단지가 포함돼 있으며, 그중 일부는 무기 호출이나 민병대 또는 혐오단체의 휘장을 특징으로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바이든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DC와 미국 50개 주 의회에서 무장시위가 계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를 통한 무장폭동 모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정지하는 등 사전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 계정을 영구 정지 내지는 일시 정지한 가운데 유튜브도 이날 트럼프 계정을 최소 7일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취임식날 워싱턴DC에는 주방위군 2만여 명이 배치될 예정이며, 경찰은 취임식을 전후로 한 폭력 행위에 대해 무관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숙박공유업체 에어베앤비는 이날 바이든 취임식이 열리는 20일이 포함된 일주일 동안 워싱턴DC의 모든 숙박 예약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폭력 시위 가담 가능성이 예상되는 경우만 취소하려 했으나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환불, 보상을 하는 보다 엄격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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