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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구주류, 속으론 '트럼프 탄핵안'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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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구주류, 속으론 '트럼프 탄핵안' 환영?

매코널 "민주당 탄핵 움직임 기뻐"...공화당 3인자 리즈 체니 "탄핵 찬성" 성명 발표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소추 결의안을 발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당의 구심점에서 멀어진 온건 성향의 의원들이 탄핵 찬성 쪽으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동료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고 있으며, 민주당이 탄핵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매코널 대표가 탄핵 추진으로 트럼프를 공화당에서 추방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코널 대표가 상원에서 탄핵재판이 진행될 경우,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라고 이날 CNN이 보도했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일어난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국회의사당 무장 폭동과 관련해 트럼프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탄핵안에서 트럼프가 소셜 미디어, 6일 백악관 앞 연설 등을 통해 지지자들의 폭동을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지지자들 8000여 명은 6일 워싱턴DC에서 집회를 갖고 의사당으로 난입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짓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중단시켰다. 이들은 의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기물을 부수고, ㄱ경찰과 무장 대치를 벌였으며, 회의를 주재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붙잡아 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인질극을 벌일 계획도 갖고 있었다. 이날 무장 폭동으로 경찰 1명을 포함해 총 5명이 사망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트럼프의 사임을 촉구해야 하는지 여부를 물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매카시는 트럼프 탄핵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공화당이 '반대'를 당론으로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 언론을 보도했다.

한편 공화당 서열 3위이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폭도들을 불러모으고 이들에게 공격의 불을 밝혀줬다"며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체니 의원을 포함해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이 트럼프 탄핵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2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해임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펜스가 24시간 안에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탄핵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6일 의회폭동 이후 트럼프와 거리를 두던 펜스는 11일 오후 트럼프와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트럼프와 펜스가 회동하고 임기를 같이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펜스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텍사스에 있는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방문하러 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에 대해 “정말 터무니 없다”며 “정치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이며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맹비난 했다. 또 트럼프 의회 폭동과 관련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매우 적절했다"며 폭동을 선동했다는 주장에 대해 일축했다.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의회 폭동 사건에 대한 사과나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는 입장 표명은 전혀 하지 않고 민주당의 '탄핵 추진'만을 비판하고 나선 트럼프의 이날 태도는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에게 명분을 준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탄핵 또는 해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은 소수라는 점에서 실제 탄핵안 통과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은 과반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상원의 탄핵재판에서는 재적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점하고 있어서 탄핵안 통과가 확실시 되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50석을 점하고 있어 공화당 의원 중 17명 이상이 찬성으로 돌아서야 한다.

▲ 12일 텍사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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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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