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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찬(까치)설과 신축년(하얀 소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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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찬(까치)설과 신축년(하얀 소의 해)

또 다시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해의 시작은 설날과 함께 큰 절기다. 민족의 대이동으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해맞이 행렬은 여전하리라 본다. 금년을 하얀 소의 해라고 한다. 언제부터 이렇게 각 동물마다 색깔을 입혔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새해 첫날 아침이면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하는 노래가 귓전을 때린다. 예전에 까치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지인의 권유로 다시 한 번 써 본다. 섣달그믐을 까치설이라고 한다. 그 유래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은 그 의문을 풀어 보기로 한다.

과거에 필자는 감자탕의 유래에 대해 설명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로 마무리하였다. ‘간자(間子)’를 발음이 비슷한 ‘감자’로, ‘간막이살’을 ‘갈매기살’로 발음하면서 그것을 일반화하고 표준어로 굳어버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까치설의 유래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 또한 간자탕(감자탕)과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까치설은 원래 ‘ᄋᆞ찬설’이다. ‘아찬’의 의미는 순 우리말로 ‘이르다(早; 이르다, 아직 때가 오지 아니하다)’의 뜻이다. 즉 아직 설날이 오진 않은 날이라는 말이다. 설이 오기 하루 전이기 때문에 ‘아찬설’이라고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아찬’이 ‘까치’로 바뀌었고, 그것이 굳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설’, 혹은 ‘이른 설’이란 의미로 보면 된다.

2021년을 ‘하얀 소’해라고도 이야기하고 있다. 2021년 '신축년'은 60간지 중 38번째로 '신'은 백색을 의미하기 때문에 '하얀 소의 해'라고 할 수 있다. 10간 중 갑(甲), 을(乙)은 청색을 의미하고, 병(丙), 정(丁)은 적색, 무(戊), 기(己)는 황색, 경(庚), 신(辛)은 백색, 임(壬), 계(系)는 흑색을 의미한다. 그러니 신축년(辛丑年)은 흰색 소의 해라고 하는 것이다.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시 하듯이 ‘흰 소’는 ‘신성함, 우직함, 근면함, 신중함’ 등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띠에 태어난 사람들은 신성(?)함과 근면함, 우직함 등을 두루 갖추고 태어났다는 말과도 같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사주팔자 보는 사람도 아니라 그저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의미를 풀어보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소띠는 언제부터일까? 2021년이 오늘부터 시작했으니 지난 새벽부터 태어난 아이들은 모두 소띠인가? 우리나라는 사람들은 네 가지 종류의 나이가 있다. 집나이, 호적나이, 집만나이,호적만나이 등이다. 유아사망이 많았던 베이비 붐 세대는 거의 실제 나이와 호적 나이가 다르다. 2년 정도 살아야 입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국의 나이는 고무줄 나이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소띠가 시작되는 것일까? 우선 학문적 입장에서 본다면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는 동지에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동지부터 띠가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학문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태양력, 태음력, 태음태양력 등으로 여러 가지 달력이 있다 보니 어느 것이 한 해의 시작인지 정신이 없다. 혹자는 음력 설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며, 동지를 기점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력의 1월 1일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필자는 분명히 12간지의 시작은 동지임을 밝혔지만, 현대 사회에서 동지가 한 해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세상 사람들이 태양력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얀 소띠 해가 언제부터 시작인지는 독자의 견해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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