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회와 기도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가 종교시설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하려고 했다가 기독교계의 반발로 이를 수정해 규제범위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10일 도내 각 시군에 '충북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분야별 조정 행정명령’을 하달했다.
기간을 지난 12일부터 28일까지로 한 행정명령에는 종교시설에 대해 ‘각각의 종교별(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확진자 수차례 누적 발생 시 해당 종교계 전체에 대해 집합금지명령 적극 검토’라는 강제 조항이 들어있다.
충북도로부터 공문을 하달받은 청주시는 이를 토대로 각 종교계와 해당 종교시설에 이러한 내용을 전파했다.
그러나 청주시 관계자로부터 이와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지역 내 기독교 교회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해당 시설이 아닌 전체 교계로 책임을 확대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시 담당부서에 항의 전화를 거는 등 부당성을 제기했다.
이처럼 기독교계의 반발이 커지자 한범덕 청주시장은 직접 해당 교회에 전화를 걸어 사과했는가 하면 충북도는 지난 15일 다시 ‘이전 행정명령 내용을 ‘1개 이상의 종교시설(종교별)에서 전파돼 확진자 발생시 해당 시군종교별 전체 집합금지명령’(온라인 비대면), ‘동시다발적 2개 시군 확산 시 도내 종교별 집합금지명령(온라인 비대면)’으로 수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충북도에 소재하는 종교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정(종교시설) 행정명령’을 발표, 사태를 수습했다.
지역 내 A 교회 관계자는 "한 교회에서 코로나19확진자가 발생하면 전체 교회를 폐쇄한다면 시 공무원이 확진판정을 받으면 시청과 구청, 읍면동사무소까지 모두 폐쇄하느냐"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각심을 주고자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과도한 제한은 특정 종교에 대한 탄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기독교인 B 씨는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자꾸 발생해 각별한 관심을 갖는것은 이해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우울해진 시민들에게 반발만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다른 교계나 시민들은 행정명령이 주로 카페나 식당, PC방 등에 국한된 것으로 이해해 종교계의 반응이 민감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한 카톨릭 교인은 “폐쇄한다는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너무 앞서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워낙 강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당국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서재성 청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충북도의 행정명령 이행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종교시설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뒤 항의가 있었다”며 “충북도와 협의해 관련 내용을 수정, 다시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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