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에서 기생충이 나온다" 울릉도 대표 특산물이기도한 오징어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기생충의 정체는 수컷 오징어의 정자 덩어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징어에서 기생충이 나온다'는 소문에 대해 "대부분의 경우 기생충이 아니라 수컷 오징어의 정자덩어리"라고 밝혔다.
올해 오징어 어획량 증가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일반 가정에서도 오징어를 직접 구입해 요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성숙한 수컷 오징어 내장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정자덩어리를 보고 한 네티즌이 "오징어에 기생충이 있어 못 먹겠다"는 글을 최근 온라인상에 게제해 소비자들을 당혹케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송혜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박사는 "소비자들이 오징어 내장을 손질하다가 툭 튀어 나온 것은 기생충이 아니다"라며 "수컷 오징어의 정자 덩어리 즉 '정협(精筴)‘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컷 오징어 정협은 이들의 번식전략의 하나로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리는 독특한 생물학적 구조를 갖고 있어 이는 수컷 오징어가 어류와 달리 교접행위를 통해 번식 활동을 하기 때문에 흔히 수컷은 우리가 다리로 인식하는 팔 중 하나인 교접완을 이용해 교접행위를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즉 체내에서 성숙한 정협을 꺼낸 수컷이 암컷의 입 주변 구강막에 정자를 부착시키는 방식으로 이때 정협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마찰 혹은 생리화학적 반응으로 캡슐 내부 스프링 구조물이 작동하고, 얇은 막에 싸인 정자 덩어리가 터져 나오게 된다. 이 덩어리는 암컷 구강막에 계속 붙어 있다가 1∼2개월이 지난 뒤 산란 시 암컷의 난과 수정하게 된다.
최광호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연구센터장은 "수컷 오징어 정협의 모양새가 얼핏 보면 기생충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해결되고 수산물 소비가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