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경제위기 책임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며 임대료 지원과 같은 선별지급이 아닌 경제침체 최소화를 위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임차인의 손실, 임대인 전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민법의 대원칙 중 하나인 '자기책임의 원칙'은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한 손실은 귀책사유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지만, 귀책사유가 없는 한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는 임대인의 잘못이 아니기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책임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고 했다.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로 인한 임대료 부담 문제의 귀책사유가 건물주인 임대인에게 있지 않다는 것.
이 지사는 이어 "임차인의 고통을 못 본 체 하자는 것이 아니"라며 "지금은 천재지변이나 다름없는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모든 가계에 닥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위기로 인한 고통과 상실감을 공동체의 다른 집단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풀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검토하고 있는 임대료 지원 및 '임대료 멈춤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국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중에는 임차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우선적으로 임대인에게 부담을 지우고 다시 이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대출이자를 낮춰주는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면서 "기존의 법률관계에 따른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하자는 것은 현실성은 낮고 사회적 분란만 초래할 것이며, 또한 은행에 임대인에 대한 대출이자를 낮추도록 하면 그 부담은 종국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금융약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지사는 또 "상가 임대인에는 '조물주 위의 건물주'만 있는 게 아니"라며 "스스로가 소상공인, 자영업자이면서 임대인으로 월세 얼마를 받아 생활을 이어가는 분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잘못도 아닌 위기이기에 한 건물, 한 동네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부담하는 것이 공동체 원리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지급 및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주장한 만큼 선별지급 방식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경제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정책의 핵심 방향은 경제침체 최소화"라고 환기하며 "때문에 임차인의 경제 손실은 국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맞다. 그 방법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재난기본소득의 지역화폐 보편지급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가 빅데이터 분석업체에 의뢰한 결과, 재난기본소득을 1만 원 보편지급하면 그 1만 원 이외에도 추가로 8500원 이상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소멸성 지역화폐'의 효과를 보기 위해, 경기도만 따로 보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상업시설 제외)에서 77.8%가 집중적으로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나 보수경제지, 심지어 집권여당 일부에서 자꾸 선별적 핀셋 지원을 얘기한다. 이론으로는 매우 훌륭해 보이나 현실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결과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고 비판했다.
"1차 전국민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된 올해 2분기엔 전년 대비 가계소득이 모든 소득 계층에서 증가하고 전체 가계 소비지출도 전년 대비 2.7%가 상승했지만, 2차 지원금 선별지급 이후엔 하위 50% 가계는 소득이 감소하고 전체 가계 소비지출도 1.4% 감소를 보였다"는 것. "결국 나랏돈을 아낀다는 논리로 강행된 선별지급이 재정집행의 효율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예산낭비나 다름없는 정책 실패를 초래하게 된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특히 핀셋 지원의 당사자였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 오히려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지급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이분들의 매출을 지원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모두가 힘겹다. 누구는 지원하고 누구는 배제해선 함께 헤쳐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지금의 역경이 특정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기에, 국민의 사회적 안전이 위태로울 때 국가가 손 내민다는 확신을 국민께 드려야 한다. 국가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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