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까지 세계채소센터(Worldveg)의 모든 종자가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 중복 보존되는 등 '케이(K)-방역'에 이어 '케이(K)-종자보존'이 주목받고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2008년 '세계종자안전중복보존소'로 지정받아 현재 다른 나라와 기관에서 기탁한 총 2만7325점의 종자를 안전하게 보존해 주며 종자보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세계채소센터와 2008년 체결한 유전자원 안전중복보존 협약을 지난 11월 갱신하고,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세계채소센터의 모든 유전자원 456종 6만5000점을 농업유전자원센터에 장기 안전 보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올해 1차로 세계채소센터에서 18개 블랙박스에 담아 보내온 유전자원 87종 7512점을 15일 경기 수원에 있는 농업유전자원센터 중부지소에 입고했다.
또 세계채소센터는 앞으로 연간 30점의 유전자원을 무료로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분양 한다.
농업유전자원센터에는 현재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자원 소실에 대비해 그동안 세계채소센터와 베트남‧미얀마‧몽골 등 10개국에서 맡긴 총 2만7325점에 대해 장기 안전보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랙박스 형태로 보관되는 유전자원은 한 번 들어오면 제공국의 허가 없이는 열어볼 수 없다.
이처럼 세계종자안전중복보존소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전북 전주와 경기 수원 2곳에 국제 규격의 첨단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온‧습도 유지를 위해 벽은 3중‧바닥은 5중으로 설계돼 있고,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단전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도 갖추고 있다.
또 저장고는 보존기간에 따라 중기저장고(30년), 장기저장고(100년), 특수저장고(반영구)로 구성돼 있다.
이들 저장고에는 해외 유전자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물유전자원(2020.7.1.기준) 종자 1599종 23만7872점과 영양체 1488종 2만6088점 등 총 3087종 26만3960점이 보존돼 있다.
식물유전자원 보유수는 미국‧인도‧중국‧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유전자원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 있는 국제종자저장고에 토종종자를 맡겨 영구 보존하고 있다.
2008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토종종자 33종 1만3185점을 기탁했으며, 올해 10월 2차로 18종 1만 점을 맡겨 총 44종 2만3185점을 보존 중이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산속 130m 갱도 끝에 450만 점을 보존할 수 있는 3개의 장기저장고를 갖추고 있으며, 각종 재난과 재해에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보낸 약 100만점의 종자가 저장돼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박교선 센터장은 "종자는 인류의 먹을거리 생산의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재료로 사용되는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다"라며 "국내외 종자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관리해 나가는 '케이(K)-종자보존' 체계를 구축해 세계종자안전중복보존소로서 역할을 충실히 다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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