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노동자의 2주기 추모제는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없이 치러졌다. 김 이사장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농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과 함께 국회 농성 중인 산재 유가족은 오는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사 아래 김 이사장이 추모제 참석자들에게 전한 편지 전문)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2주기 추모위원회'는 9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 2주기 현장추모제를 열었다.
중대재해법 제정 촉구 국회 농성으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김 이사장은 통화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김 이사장은 "원하청 회사에 맞서 엄마로서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닌 게 엊그제 일처럼 생상한데 벌써 2주기가 다 되었다는 게 아직도 꿈을 꾸는 듯하다"며 "저는 지금 국회 내에서 노동자를 살릴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연내에 제정되기 위해 압박할 수 있도록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도 방치된 현장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서 일하는 또다른 용균이들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아들의 기일을 뒤로 하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도록 마음먹고 있다. 비롯 태안 추모제에 참석 못했지만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국회는 공수처법으로 난리가 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크게 목소리 내려 했지만 힘에서 크게 밀려 참을 수박에 없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굴하지 않고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우리 목소리를 전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정기국회에서 법을 만들기는 물 건너간 상태이지만 1월 10일 안에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의 발언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김 이사장을 비롯해 국회에서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하고 있는 산재 유가족들이 내일부터 단식에 들어갈 예정임을 밝혔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부위원장도 단식을 함께할 계획이다.
김용균 노동자의 2주기인 이날 각지에서 추모행사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촉구하는 목소리나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노동자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사에서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김용균특조위 권고안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청와대로 행진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공동투쟁)'은 이날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김 군의 일터였던 구의역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및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고 심장선 화물 운전 노동자 죽움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투쟁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기아차, 현대중공업, 조선하청, 코레일네트웤스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인 이하의 행진단을 꾸려 국회를 향해 4박 5일 간의 오체투지에 나섰다.
지난 7일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식농성도 이어지고 있다.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중대재해법은 지난 7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 논의안건에도 오르지 못하며 2020년 마지막 정기국회 본회의 상정이 좌절됐다.
애초 중대재해법의 연내 제정을 공언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아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그 책임을 강화하는 법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제정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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