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공모해 여성들을 협박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부따' 강훈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강훈은 "조주빈의 꼭두각시로 그의 말에 전적으로 따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강훈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0년과 함께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검찰은 "강훈은 박사방에서 '2인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며 "능동적·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음에도 조주빈에게 협박당해 소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회피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범행 초기부터 조주빈과 일체가 돼 전무후무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고, 박사방의 2인자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친구들에게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까지 했다"며 "이 사건 범행이 중하고 피고인 죄질이 불량함에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고려하면, 어린 나이를 참작해도 중형이 불가피하다"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강훈 측은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조주빈의 협박과 강요가 범행 계기가 됐다며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나 강제추행, 협박, 강요 등의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조주빈과의 공모 관계도 일부 부인했다.
변호인은 "강훈은 조주빈을 만났을 당시 만 17세로 조주빈은 강훈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을 활용해 돈을 주면서 이용하고 때때로 협박도 했다"면서 "강훈은 조주빈의 꼭두각시로 그의 말에 전적으로 따랐던 측면도 있다"고 했다. 강훈은 최후진술에서 "잘못된 성적 호기심에 휘둘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끔찍한 범행에 가담한 저 자신이 너무 후회스럽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당장에라도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싶다"며 "앞날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엾게 여겨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1일에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강훈은 조주빈과 공모해, 미성년자 7명을 포함한 여성 18명을 협박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기소 됐다. 이후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조주빈은 지난달 26일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징역 40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2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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