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을 상대로 한 기획부동산의 토지사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등기 이전 등 위탁 업무를 하는 법무사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피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B기획부동산을 믿고 칠곡군에 위치한 약 400평의 토지를 27명이 함께 매입을 했다. 당시 B기획부동산은 C농업법인을 설립해 해당 토지를 매매했으며, 27명의 지주들은 계약서에 적힌 대로 지정된 D법무사 통해 등기비용과 관련 서류들을 주고 C농업법인으로부터 같은 해 3월 다시 등기를 이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피해자 A씨는 “B기획부동산으로부터 처음 토지를 소개 받을 당시 토지의 등기에는 근저당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토지 매입 금액을 지불한 뒤 D법무사를 통해 등기 이전 서류를 받는 순간 00은행으로부터 C농업법인 명의로 수억 원의 근저당이 설정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등기 이전을 맡았던 D법무사는 이 같은 사실을 지주들에게 전혀 알리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D법무사 대표는 ‘자신은 잘 모르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되풀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또 한 가지가 있다. C농업법인에 대해 등기 이전을 하는 법무사와 근저당을 설정하는 법무사가 다르다는 것이다. 등기 이전은 영천의 D법무사가 하고 근저당은 구미의 E법무사가 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 두 법무사의 등기 이전과 근저당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등기서류의 일련번호가 6222번과 6223번으로 바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등기 서류의 일련번호가 바로 연결된다는 것은 거의 동시에 접수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슷한 시기 구미시 임야매매 과정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기획부동산이 운영하는 업체가 등기 이전 후 수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하였고 이 또한 해당 법무사는 이런 사실을 지주들에게 알리지 않아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한 지주는 “칠곡의 토지매매 이전 과정처럼 구미의 임야 매매 과정에서도 똑같이 등기서류의 일련번호가 연결되어 있다”며 “이게 어떻게 우연이라 볼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프레시안>은 이와 관련 지역 법무사로 부터 "기획부동산과 법무사가 서로 통하지 않고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는 답변을 들었다.
실제 기획부동산의 이같은 수법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 우리는 기획부동산의 대출까지 고스란히 떠안고 그에 대한 이자까지도 납부하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일부 지주들은 “우리의 입장을 대신해야 할 법무사가 오히려 기획부동산의 입장에 서서 근저당을 설정해도 입을 다물며 꼼수를 부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한 우리들이 모두 덮어쓰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수사까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기획부동산과 관련한 피해 사례는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칠곡 토지매매를 한 D법무사 대표는 “소송에서도 승소를 했고 난 잘못이 없다. 근저당이 이뤄진 것에 관여한 바도 없으며 오히려 땅을 사는 본인들이 매매과정에서 등기를 통해 근저당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부동산의 수법에 넘어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손해를 보고 가정파탄에 이어 심지어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리고 있는 피해자들의 제보는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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