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을 하다 추락해 30대 작업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호텔 직원 등 3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호텔 직원 1명과 업체 대표 1명, 직원 1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3시 11분쯤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 내 연회장에서 작업하던 손모(39) 씨가 리프트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손 씨는 약 6m 높이의 천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달던 중 리프트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의식을 잃은 손 씨는 뇌사상태에 빠졌고 이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에도 인공호흡기에만 의지하며 지내왔다. 결국 이달 12일 가족들의 뜻에 따라 손 씨는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가 발생한 뒤 손 씨의 친형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호텔 측이 작업 용도에 맞지 않는 리프트를 제공하면서 사고가 났고 안전관리 부실과 사고 직후 대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호텔 측은 손 씨가 작업 편의상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반박했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책임 소재와 과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호텔과 업체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호텔 직원은 주의사항 미고지, 업체 대표와 직원에는 리프트 전도에 대한 책임과 현장 관리 감독을 위반했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호텔 직원 등 3명은 자신들의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검찰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라며 "현재는 조사를 계속해서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최종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과에 대해 손 씨의 친형은 "지금 사과를 해도 늦은 감이 있는데 호텔 측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며 "고용노동부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된 위반 사항이 있는지 조사 중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1인 시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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