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정착한 일본말을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방언으로 소개한 방언사전과 관련해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는 일부 집필진의 주장일 뿐 도민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의 문화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병도의원은 "전라북도 방언사전에 '벤또,수리미,빵꾸,라멘,사꾸라' 등 일본 말이 전북을 대표하는 방언으로 소개돼 있다"며 지적한 바 있다.
이병도의원은 특히 "식민잔재 외래어가 전북의 대표 방언“이라고 실었고, 더구나 군산과 무주,완주,임실 지역에서 사용되는 방언으로 소개돼 있다"며 "방언사전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방언사전을 집필한 일부 교수진들은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말에도 외래어가 많은데 어원이 다른 나라 말이라는 이유로 기록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그런 차원에서 타지역 방언 사전에도 당시의 현상 그대로를 반영해 각종 외래어가 등재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필진은 또, "표준어사전에도 ‘벤또’ ‘구르마’ 같은 단어는 없고 따라서 후학들이 이같은 단어를 접했을 때 무슨 의미인지 어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이런 부분 고려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일부 집필진의 주장에 대해 전북도는 "‘벤또’는 전북에서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라고 재반박하면서 "이같은 오류가 발견돼 도차원에서도 이미 집필진에 수정을 요구했고, 3차에 걸쳐 교정 진행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또 "교정분에는 그같은 단어는 빠져 있는 상황이고 더 오류를 수정해서 완성도 있는 방언사전을 펴낼려고 지난 9월부터 수정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관 도 문화예술과장은 "도에서는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집필진이 주장하는 대로 군산지역은 일제 강점기때 수탈의 아픔을 지닌 지역으로 과거에 일본 말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학술적 의미 차원에서 담았다면 부록으로 펴내는 방안 등에 대한 자문을 받아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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