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분진을 막지 못하는 마스크가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민노총이 노동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발끈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는 13일 내놓은 성명을 통해 "파업중인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 안에서 일하며 현대자동차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소속은 엉뚱한 업체로 돼 있다"며 "그 중 마스터시스템이라는 업체가 노동자에게 돌아가도록 책정된 대금 560만 원 중 360만 원을 떼어먹고, 마스크 가격을 아끼겠다고 3M방진 마스크 대신 싸구려 마스크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민노총 전북본부는 "이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환경의 열악함은 상상을 초월한다"라면서 "컨베이어벨트의 보수·유지를 담당하는 마스터시스템 소속 노동자들은 탄광과 비견될 만큼 시커먼 쇳가루 분진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일하던 봉제 공장 노동자들의 처지와 오늘날 1류 기업이라는 현대자동차 공장 노동자의 처지는 얼마나 달라졌느냐"며 "노동자에게 마스크 한 장 지급할 돈을 아까워하며,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자본의 모습은 50년 전과 그대로이다"고 탄식했다.
특히 민노총 전북본부는 "원청이 위험업무를 외주화 시키고 자신들은 나 몰라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과 제도, 그리고 노동자를 쓰고 버리는 소모품 취급하는 자본의 인식과 그에 협조하는 행정·입법·사법의 총체적인 문제다"라면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고, 고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탄광 같은 작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배경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노총 전북본부는 "민노총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3법 제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라며 "정부와 여당이 할 일은 전태일 열사에 대한 훈장 추서가 아니라 또 다른 전태일이, 김용균이, 마스터시스템 비정규직 노동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태일3법을 즉각 제정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마스크 지급과 열악한 처우의 개선 등을 요구하며, 4일째 하루 7시간 50분 파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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