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화물차 적재함 판스프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 강화에 나서자 트레일러 차량들이 운행을 중지하고 일손을 놓고 있다.
정부의 단속에 파일생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파일들이 거래처에 납품하지 못해 재고량 증가로 생산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경남지부 김영오 창녕분회장은 “국토부가 지난 9월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 앞 유리를 깨고 날아든 ‘판스프링’에 차량 탑승자가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달 5일부터 화물트럭의 ‘판스프링’ 불법 개조를 집중 단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판스프링은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차량 하부에 설치하는 완충장치의 하나로, 화물차 적재함이 옆으로 벌어지며 화물이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적재함 옆에 지지대 용도로 끼워놓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고가 나는 근본적 원인은 판스프링이 아니라 개방형 적재 차량과 화물적재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분회장은 정부는 “판스프링에 대한 대안은 물론 계도기간도 주지 않고 단속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이렇게 국토부는 화물차 적재함에 판스프링 등 불법 장치를 설치한 경우 자동차관리법 34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만 알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30년 넘도록 판스프링을 지지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다가 갑자기 새로운 기준안을 마련, 유예기간 없이 기습적인 단속을 펼치는 바람에 화물차주들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범칙금을 물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화물연대 창녕분회 소속의 일부 화물트럭 운전기사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집단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창녕분회 주거래처인 D 파일생산업체에서 생산한 물량의 출하를 하지 못하면서 새로 생산해도 야적할 곳이 없어 2주일째 생산가동이 중단됐다.
김 분회장은 “파일생산업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길이 12미터, 4~6톤의 원형 형태의 제품이다. 이 제품을 트레일러에 적재 하려면 길이 50센티미터 철판을 안전 지지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화물차 적재함의 판스프링 설치는 자동차관리법상 ‘차체’ 또는 ‘물품적재 장치’ 변경에 해당해 튜닝승인 및 검사가 필요하며 위반 시 처벌이 가능하다” 면서 “이러한 화물차 적재함 보조 장치에 대한 정부의 (튜닝 승인)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13일 D 파일생산업체 관리과장 나 모(42)씨는 “ 생산중단 15일째로 제품이 출고되지 않아 손실액은 가늠하지 못한 만큼 큰 액수다” 면서 “정부와 화물연대가 조속한 협상을 통해 파일업체들의 생산 중단이 해결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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