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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로 청옥산 깨비마을에 인구가 늘어나고 마을 행복이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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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로 청옥산 깨비마을에 인구가 늘어나고 마을 행복이 영글어 가고 있다

[김주원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강원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깨비마을

강원 평창군 미탄면 회동리에 청옥산 깨비마을이 있다. 지난 2015년 여름 ‘제117회 농촌사랑농도상생포럼’에서 이 마을에 구전돼 오는 도깨비 이야기가 소개됐다.

최근 깨비마을은 청옥산 너머 ‘육백마지기’가 차박의 성지로 알려지면서 마을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야영장 캠핑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청옥산 등산로 입구 마을이다.

ⓒ청옥산 깨비마을

꼬불꼬불 말띠고개와 같은 길을 지그재그 360도 유턴하듯 회전하며 국도에서도 한참 올라가면 깨비마을이 있다. 청옥산끝 깨비마을에서 육백마지기를 갈 수 있다. 그 마을 산길이 정말 아름답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아름다운 마음만큼이나 마을에 꽃과 나무를 심고 잘 가꾸어 왔다.

이 마을은 2013년 새 농어촌 건설 운동 우수마을을 시작으로 마을사업을 기점으로 본격 시작됐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잘사는 마을로 가는 꿈은 주민 모두가 생각이 다르지만 태동하고 있었을 것이다. 개인이나 마을이나 국가나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열심히 일한 덕에 그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마을주민이 더 행복해지고 잘사는 길은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꿈을 실현하기 위한 조직화가 답이다. 달팽이처럼 느리고 천천히 그 꿈을 하나 하나 실현해 가고 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한마디 말은 진보(Progress)다. 한발이라도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가는 것.

오늘보다는 내일, 더 좋은 날을 만드는 일이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실천이다. 더 여유가 있는 행복한 삶을 제도화하는 일, 권대섭 이장과 마을주민이 만들어내고 있다. 5년 전 포럼에서 제안된 약속을 마을주민들이 성실하게 실천해왔다.

ⓒ청옥산 깨비마을

깨비마을에는 2015년 기준 30가구 75명의 주민이 산자락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2020년 현재 45가구 91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해발 700M 산골 마을에서 15가구 16명의 주민이 더 늘어났다.

마을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농촌의 현실을 생각하면, 놀라운 성과다. 마을 자치를 잘 추진한 결과다.

마을 자치를 시작한 동기가 특이하다. 산골에 농산물이 밭떼기로 헐값에 팔리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농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몇몇 주민들이 시작했다. 2013년 새 농어촌 우수마을로 선정된 것 외 그동안 마을사업이란 것을 몰랐다고 한다.

마을사업은 새농 사업 후, 마을 스스로 폐교 부지 3600평을 매입하면서 본격화 됐다. 그후 농림부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폐교 야영장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다목적 체험시설 및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2018년도에는 마을에 난타 등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과 환경을 조성했고, 별빛 축제 등이 추진돼 왔다. 별빛축제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 6회째 열렸다.

초기에는 고객들이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소득보다는 경관과 환경가꾸기에 집중했다. 2012년 저탄소 녹색마을사업을 신재생에너지와 깨끗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마을의 강점인 경관을 가꾸고 이를 기반으로 소득을 만들어 부자농촌으로 가려는 계획은 이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캠핑장 사업으로 산골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청옥산 깨비마을

이제는 주민들이 마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을회의를 하면 다양한 주민의견이 제시된다. 마을자치를 추진하면서 주민에게 나타난 변화이자 성과다.

사업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주민들 참여로 이뤄진다. 그리고 지속해서 마을을 홍보하고 사업이 지속가능하게 가기 위한 노력을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마을자치의 학과 습이 이뤄지고 있다.

마을도 사업을 잘하려면 초일류 장수기업이 잘하는 것들을 닮아야 한다. 고객 만족을 위한 마을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이 그 첫 번째 중요한 일이다. 팔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없다면 고객관리가 될 수 없다. 마을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을 잘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고객리스트는 마을사업의 황금열쇠다.

고객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한 후 남긴 후기는 마을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다. 잘못된 점은 해결하고 개선해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상품과 서비스의 개선은 모니터링없이는 불가능하다.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마을사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하다. 신뢰는 투명한 회계장부 운영에서 나온다. 회계장부를 얼마나 주민들이 신뢰하는가는 리더에 대한 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거의 대부분 마을갈등과 문제의 시작점이 이 회계장부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지속가능한 마을사업 발전에 중요한 부분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이다. 본업을 따로 가지고 있으면서 마을사업을 추진하며 부업처럼 마을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청옥산 깨비마을
ⓒ청옥산 깨비마을

이장과 마을사업추진위원장을 겸하는 경우는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장일도 복잡하고 많은데 마을사업까지 겸한다면 너무 이장에게 큰 짐을 맡기는 것이다.

마을사업 활성화는 일를 잘 할 수 있는 주민들의 참여로 나타난다. 법인과 같은 조직을 만들어야 일할 수 있는 기본이 만들어진다. 조직화는 기능과 역할의 분화과정이다. 적임자를 물색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야 한다.

마을에서 찾기 어렵다면 이제는 자치단체가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

ⓒ청옥산 깨비마을
ⓒ청옥산 깨비마을

특히 성과관리가 잘 돼야 한다. 수익배분이 적정하게 이뤄져야 주민들이 관심을 두고 참여하게 된다.

이 마을은 투명한 운영과 수익배분 등과 관련해 철저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월 모든 자료를 다 투명하게 공개해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해야한다.

‘청옥산 깨비마을’의 사업 중심은 마을 내 폐교된 부지 3600평이다. 그 자리에 캠핑장, 카라반 등을 운영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장과 사무장이 2015년 포럼 후 한번도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는 점은 투명한 운영을 통한 신뢰 확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깨비마을은 2016년부터 경제 공동체로 체험마을 협의회, 마을공동체, 영농조합법인 이 운영되고 있다. 또 생활공동체로 마을영농회, 부녀회, 노인회, 각반 반장, 면사무소 행정일(도로포장, 가로등, 그 외 민원사항) 등을 분담해서 하고 있다. 마을 일에 대한 역할 분담이 잘돼 있는 마을이다.

이러한 역할 분담속에 마을에 소소한 일조차 매월 식사 모임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리더들만 알아야 하는 내용도 있을 수 있다.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을 공개하고 문제가 되는 점은 토론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마을의 신뢰를 만들어 가고 있다.

▲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강원 평창군 청옥산깨비마을이 대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이재관 행정안전부 실장, 청옥산깨비마을 대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정연택 평창농협 조합장. ⓒ농협

청옥산깨비마을에 경사가 났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시상식에서 청옥산깨비마을이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상 수상마을인 깨비마을은 청옥산 육백마지기 일원에 야생화 생태공원 조성 및 별 보는 마을 마케팅으로 캠핑 명소를 만들어 많은 방문객을 유도했으며, 공동사업 운영으로 모든 주민이 똘똘 뭉쳐 마을공동체의 우수한 본보기가 됐다. 농협중앙회는 이 마을에 행정안전부 장관상 및 시상금 5000만원을 수여했다.

프레시안은 마을리더와 인터뷰를 했다.

프레시안: 마을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과 가장 도움이 됐던 사람(내·외부)이 있다면

깨비마을: 가장 힘들었던 일은 사업 초기 주민들의 유언비어였다. 사업비 사용에 대한 의구심에서 나온 소문이었다. 그 소문을 잠재우고 가장 도움이 되었던 사람들도 마을주민이었다. 나쁜 입소문을 해결하기 위해 주기적인 회의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투명한 운영의 실천이었다. 마을사업 추진하면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던 분은 당시 평창군 농업기술센터 이상명 계장(현재 과장)이다. 마을사업추진을 포기하려 했을 때, “그래도 너 니까 이 정도로 하지! 내가 많은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필요한 부분은 내가 도와줄게 게”라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

프레시안: 마을사업이 더 활성화되려면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하나

깨비마을: 마을사업추진과정에서 사업비 사용을 주민에게 맡기되, 역량이 되는 마을에서 사업비를 지원해야 한다. 자치단체는 다양한 마을사업을 다양한 규모로 지원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소액이지만 꼭 마을에 필요한 문화복지 사업으로 마을자치가 지속가능하게 해야 한다.

프레시안: 마을사업 하면서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

깨비마을: 마을부지 구매할 때, 6개월이 소요되었다. 마을 이름 지을 때 1년간 토론을 통해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마을 회의를 연18회 정도 진행했다. 다행히 학교 부지 매입도 잘 이루어져 마을 핵심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청옥산 깨비마을로 불리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프레시안: 마을자치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깨비마을: 서로 이웃을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웃이 없으면 마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지금까지 생활해 오면서 자치와 관련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나 경험이 있다면

깨비마을: 마을자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평창군에서 회동2리 마을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마을이었다. 그러나 마을자치를 하면서 군수님이 방문하는 등 군에서 청옥산 깨비마을하면 알아주는 마을이 되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청옥산 깨비마을에는 도깨비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 자원들이 있다. 호랑이바위, 암수바위, 숫돌개울 등이 이와 관련된다. 우리나라 토종의 도깨비를 살려 타마을과 차별화하고 착한 도깨비가 사는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당시 포럼에서 강조했었다.

암수바위가 하천에 떨어져 방치돼 이때부터 마을의 여성들이 바람이 난다든지 아들이 태어나지 않는 다든지 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경기도 안성의 마을에서는 수바위를 암바위 방향으로 정비해 놓은 이후로 마을에 안녕과 함께 좋은 일들만 일어나고 있다는 사례가 있다.. 깨비마을에서도 수바위를 잘 정비하고, 이를 스토리텔링해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청옥산 깨비마을은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장과 사무장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 더 행복하고 잘사는 마을로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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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강원취재본부 김주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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