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내에 건립한 10·16기념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행사가 추진되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취소됐다.
이 기념관은 1979년 부산대에서 발발한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 세운 곳이다. 부마항쟁은 당시 박정희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산대 학생들이 주도한 시위사건이다.
29일 부산대에 따르면 오는 31일 보수성향의 한 단체가 10·16기념관에서 '2020 보수주의 컨퍼런스 in 부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행사 일정 중에는 '박정희가 옳았다'라는 주제의 강연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대학 측은 기념관의 성격과 맞지 않는 행사가 추진됐음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대관을 허가했다. 이후 학내게시판을 통해 이와 같은 행사 내용이 알려졌고 해당 학교 재학생들이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들은 학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며 대관 취소를 요구했고 뒤늦게서야 행사 내용을 재검토한 대학 측은 행사 주관 측에 대관 취소 통보를 내렸다. 특히 이 행사가 대학 교수를 통해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내에서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 관계자는 "당초 신청서에는 행사 포스터에 표기된 만큼 상세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을 뿐더러 대학 교수를 통해 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단순한 강연이라 생각했다"며 "민감한 상황의 내용인 만큼 학내에서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결론이 나 취소 통보를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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