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 작업장 조선소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회사로부터 퇴근 후 사적인 만남까지 통제당하는 등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겪고 있다는 폭로가 이어져 노동부의 현지조사가 시급하다.
지난 6일부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밀폐감시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Y기업 여성 노동자 A씨가 회사 앞 피켓시위를 시작했다.
이 여성노동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하고 있다. A씨는 “Y기업에서 일하면서 저는 말로만 듣던 ‘직장내 괴롭힘’이란 것을 처음 경험했다. 너무 힘들었다. 가끔 뉴스에서 보고 듣던, 직장내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구나 생각되기도 했다” 면서 그동안 힘겨웠던 직장생활을 털어놨다.
A씨는 “입사 몇 개월 뒤 반장은 음주, 흡연, 결혼일자를 적어내라고 하면서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전 직장이나 주변 사람에게 (나의)평판을 조사해 직 반장 회의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퍼트리는가 하면 회사와 협의해서 잡은 이삿날까지 취소하라고 회사관리자가 강요했다. 회사 규정이라며 퇴근 후에 누구를 만나는지 전부 보고하라고 하는 등 사생활 침해가 매우 심각했다”고 밝혔다.
“일하는 모습을 반장이 일상적으로 감시했고 회사 동료가 자신의 업무를 하지 않고 회사 관리자의 지시라며 감시했다. 신입이고 회사규칙이라며 배 위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도 인사를 하지 말라고 했다. 점심시간에 다른 업체 사람에게 커피를 돌렸다가 토요일 특근을 통제당했다고 관리자 동료를 이용한 감시와 통제 속에 지냈다”고 폭로했다.
“동료들에게 회사 관리자가 따돌림을 지시했다”고도 했다.
“회사에서 저와 같이 있거나 얘기를 나눈 사람에게 회사 관리자가 저와 얘기를 나누지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 특히 제가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는 신입사원에게 그 같은 통제가 더욱 심했다. 이 같은 통제 때문에 회사 관리자가 함께 있으면 회사 동료 누구도 저에게 아는 체를 하거나 말을 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만난 자리에서는 회사의 통제 때문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고 전했다.
그녀는 “저에 대한 감시결과, 업무상 실수가 발견되거나 또는 실수가 없었다 하더라도 꼬투리를 잡아 그 내용을 올려 단체 카톡이나 반 생산회의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질책을 받고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화기용접 작업으로 시야가 흐린 현장에서 마스크와 두건을 벗을 것 등 부당하고 과중한 업무지시를 강요받았고 이로 인해 피부발진과 기관지 알러지 치료를 받고 있다. 3~4명이 해야 하는 업무를 전 혼자하라고 업무지시도 있었다. 그래서 형평성 있는 호선 배치를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업무가 과중해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 회사 관리자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업무처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질책했다”고 밝혔다.
Y기업 노동실태에 대해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26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내 갑질 실태를 고발하고 직장내 괴롭힘 중단과 사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에 영안기업 퇴출을 촉구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요구와 함께 국가인권위 조사와 시정권고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실태조사를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 응답자 33명 중 28명(85%)명이 Y기업에 직장내 괴롭힘이 있다고 대답했고,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대답한 노동자도 18명(55%)나 됐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대답한 노동자도 17명(52%)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민감한 작업에 투입되는 만큼 회사로서는 안전에 필요한 매뉴얼에 따르고 있으며 A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A씨는 “이같은 직장 내 괴롭힘이 특정 관리자의 문제라기 보다 영안기업이 노동자를 대하는 전체적인 기업문화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안기업 대표가 책임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3일 10개월 단기계약직으로 입사한 여성노동자 A씨는 11월 2일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회사로부터 "연장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상의 해고통보를 받아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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