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주, 대구서도 독감 백신 후 사망사고 접수...전국 다섯 건으로 증가

중대본 "상황 엄중...사망 원인 명확히 밝혀야"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사망 미스터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전했다.

21일 오전 제주의 60대 남성, 대구의 70대 남성이 연달아 독감 무료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의 남성(68)은 지난 19일 도내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이날 새벽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의 사망자는 78세 남성으로 시 소재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했으며, 상급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앞서 지난 14일 인천의 17세 남학생이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틀 후인 16일 사망하면서 접종 사망 사고가 처음 확인됐다. 당시 학생이 접종한 백신은 신성약품의 백신이었으나,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는 없었다.

이어 지난 20일 오전 7시경 전북 고창군의 한 주택에서 78세 여성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해당 여성은 전날 오전 동네의원에서 백신을 접종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경에는 대전 서구 관저동의 82세 남성이 병원으로 옮겨진 후 한 시간 뒤 숨졌다. 해당 남성은 같은 날 오전 10시경 동네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이에 따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총 다섯 건으로 늘어났다. 아직 독감 백신과 사망 사고 간 인과관계는 파악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을 사망의 원인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유통 및 백색 입자 관련 수거 회수 대상 백신의 접종 후 이상반응은 여태 80건이 신고됐으나, 대부분은 국소반응, 발열, 알레르기 등의 경증이었고 접종 후 수 시간 만에 반응이 사라졌다"며 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해 사망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전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여태 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해 사망이 인정된 사례는 1건이다.

상당수 의료 전문가들 역시 독감 백신 접종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망 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의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카페 등에는 접종을 두려워하는 주장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김강립 중대본 총괄대변인은 "엄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섣부른 해석의 자제를 요청했다.

김 총괄대변인은 "현재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우선 명확하게 사망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정보를 철저히 조사해 최대한 신속하게 (원인을) 알려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21일 다섯 건으로 늘어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원인 규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