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이나 스텐트 등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원가를 부풀려 건강보험 재정 수천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모 수입업체의 건강보험 부당청구액이 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스텐트 등 치료재료를 수입하는 A업체는 건강보험 상한가격 제도를 악용해 외국본사로부터 치료재료를 허위의 고가로 수입하고, 이를 상한가격 한도에 맞춰 병원에 판매해 최근 5년간 500억 원 이상을 부당청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일례로 A업체는 우리 돈 약 70만 원 정도인 스텐트를 국외 본사로부터 110만 원에 수입해 대리점에 110만 원의 가격으로 납품하고, 대리점은 상한금액인 197만 원으로 병원에 납품하는 식으로 가격을 부풀렸다.
이 과정에서 A업체는 국외본사로부터 마케팅 대가로 개당 38만 원을 되돌려 받아 대리점 납품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꾼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건보 당국은 A업체가 최근 5년간 이 같은 꼼수로 건강보험에 약 500억 원을 부당청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건보 상한금액에 가까운 금액으로 병원에 팔고, 고시되는 상한금액도 고가로 유지하는 꼼수를 써왔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해당 스텐트 제품 상한금액의 약 80%인 157만 원을 병원에 지급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정상 가격인 약 70만 원의 가격으로 수입됐을 경우의 지출액보다 약 1.5배 가량의 금액, 개당 약 110만 원이 건강보험에서 추가 지출된 셈이다.
김성주 의원은 "정상거래로 위장한 외국 본사와 한국 지사 간 고가의 수입계약과, 이 과정에서 마케팅 대가로 지급된 초과이득이 의료계 리베이트로 흘렀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된 건보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 같은 중대범죄에 대해 관세법 위반 혐의에 더해 사기 혐의, 건강보험법 상 부당청구 혐의 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복지부와 심평원은 실태를 적극 파악해 건보재정 부당청구 방지를 위한 정교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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