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 도주 차량 문짝 매달려 1km 끌려간 경찰...결국 '의식불명'

사고 이후 두통·어지럼증 호소하다 쓰러져, 경찰 모금 운동도 이어져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던 운전자 차량에 매달려 끌려간 경찰관이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오전 0시 46분쯤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예상도주로에 순찰차를 배치한 부산 동래경찰서 소속 사직지구대 A(55) 경위는 도로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자 상대로 검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음주여부를 확인하던 A 경위를 차량 조수석 문짝에 매단 채 1km가량을 운행했다. 당시 A 경위는 운전자가 차량 속도를 줄인 틈을 타 뛰어내렸지만 이 과정에서 머리를 아스팔트 도로에 심하게 부딪혔다.

이후 운전자는 계속해서 도주하다 아시아드주경기장 부근 교각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고 현장에서 검거됐다.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에 달했고 이에 경찰은 운전자를 특수공무집행방해,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 교각을 들이받고 멈춰선 음주운전 차량. ⓒ부산경찰청

사고 이후 A 경위는 병원에서 CT 촬영을 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일주일 만에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A 경위는 그날 이후에도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고 지난달 9일 근무하다 갑자기 쓰러졌다.

급격히 상태가 나빠진 A 경위는 결국 지난달 19일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9시간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위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래경찰서 한 관계자는 "이 사연이 전국 각지의 경찰관에게 전해지면서 병원비를 보내온 곳도 있다"라며 "A 경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길 모든 경찰이 마음을 모아 응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