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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로 소멸위기 극복…십승지 ‘구병마을’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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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로 소멸위기 극복…십승지 ‘구병마을’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김주원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충북 보은 속리산면 구병마을

2020년도 행복마을 콘테스트 대통령표창

우리나라 십승지중에 하나인 속리산 구병마을(구병리 423번지)이 제7회 농림축산식품부 행복농촌만들기 대회에서 최우수마을로 선정됐다.

2000년대 초부터 이 마을은 마을사업을 시작하면서 마을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농귀촌 주민들이 마을을 새로운 둥지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

▲구병마을 전경. ⓒ구병마을

귀농·귀촌자들이 마을자연경관을 잘 보존하면서 관광체험마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의미가 크다.

마을은 구병산 중앙 월봉을 중심으로 좌청룡 우백호가 마을을 아늑히 감싸 안고 있어 풍수지리상 명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소의 자궁을 닮았다 해서 '우복동'이라고도 불렸다. 19세기 중엽부터 정감록을 신봉하는 유학자들이 모여 수도 생활을 하는 ‘도인마을’로 마을이 형성됐다고 알려졌었다.

자연 부락 3군데, '웃멍에목이' ' 느진목이' ' 된목이로'가 20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병합돼 구병마을로 불리게 됐다.

마을은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9개의 병풍산으로 이뤄진 구병산 아래에 속리산 천황봉을 바라볼 수 있어 천혜의 풍광을 자랑한다.

ⓒ구병마을

마을 뒷산 구병산에는 풍혈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풍혈은 바람이 나오는 동굴이란 뜻이다.

여름에는 찬바람이 나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와 전설적인 명소가 되고 있다. 전북 진안의 대두산 풍혈, 울릉도의 도동 풍혈과 함께 3대 풍혈중 하나다.

최근 구병마을은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19세기 후반 교우들이 신앙생활을 하던 마을로 확인됐다.

천주교 청주교구에서 2016년 이를 확인해 성지순례지로 지정했다. 천주교인들이 많이 찾는 마을이 된 것.

이 마을 사람들은 무병하고 오래 살아 지역 내에서는 장수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마을에 80호 정도가 거주했었다. 그러나 이농으로 인구가 감소해 2001년 그중 총인구 48명 25가구로 줄어들었다.

ⓒ구병마을

주로 밭농사 중심으로 척박한 토질로 경사도가 있어 기계농이 어려워 소를 이용하여 경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폐가와 휴경지가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광마을로 발전하면서 마을에 여러 가지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집집이 꽃밭과 정원을 가꾸어 경관 좋은 마을이 만들어지면서 구병산과 산골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현재는 귀농·귀촌자들이 늘어 46가구 86명으로 인구가 늘었다. 그중 귀농 귀촌자가 33가구 77명이다.

마을 자치로 마을 소멸을 극복한 마을이라는 것을 이 귀농귀촌자 수에서도 알 수 있다.

ⓒ구병마을
ⓒ구병마을

주 1회 마을주민들이 쓰레기 청소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정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거의 생활화하고 있다.

3㎞에 달하는 하천 정비활동을 꾸준하게 지속하면서 가재와 반딧불이가 사는 친환경 마을로 변모했다. 주민들은 이웃끼리 상호협약을 체결해 마을안길에 벚꽃길을 조성하고 집안정원을 조성해 왔다.

또, 자연환경보존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의해 추진하면서 삼무마을로 발전했다. 농약, 축사, 흡연이 없는 마을이 그것이다.

자연 친화적인 청정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자연보호 보전활동은 이 과정에서 마을주민들은 이제 일상생활의 하나로 습관화됐다.

구병마을은 2000년도 아름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업과 관광을 연계한 발전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요즘 마을종합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마을입구 솥밭공원정비와 복지센터가 조성됐다. 농특산물전시판매와 문화공간사업도 완료돼 주민들의 행복공간이 만들어졌다.

주 소득원인 밭농업을 중심으로 임산물 판매, 구병산 등산객 유치를 통한 상승효과를 기대하며 마을자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구병마을

예전에 마을은 논이 없고 대부분 산밭이어서 나물이나 버섯을 채취해 쌀을 사다 먹었다. 충북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풍광이 뛰어난 마을에 주민들의 자연경관보존이 더해져 이제는 귀촌자들이 음식업이나 숙박업을 하는 관광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농토도 적은 구병마을이 관광마을로 발전하면서 새 명소마을로 발전하기까지 마을에서 사는 주민들은 고민이 많았다.

리더와 주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신뢰를 바탕으로 더 행복한 마을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마을자치 학습공동체 모범마을이다. 젊은 여성 박희정 이장이 발표한 이번 행복마을 콘테스트에서 심사위원들의 심금을 울린 것은 마을 소멸의 위기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극복해 온 과정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은 마을리더에게 구병 마을자치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를 했다.

프레시안: 마을자치를 시작하게 된 동기

박희정 이장: 면에 주민자치센터가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구병마을 주민들이 접근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주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문화 활동, 복지에 대한 기회들을 마을스스로 만들고자 마을자치가 시작됐다. 마을특색을 살려 그 역량을 키워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였다.

프레시안: 마을자치를 추진하면서 현재 주민들의 변화와 성과는

박희정 이장: 다른 마을들보다 우리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 공동체 활동에 대한 이해와 애정들이 많이 생겼다. 함께 참여하는 건강한 공동체로 발전해 간다는 점에 대한 자부심을 주민 스스로 갖게 됐다. 주민 스스로 어떤 사안들에 대해 어떻게 참여해야 하고 어떤 의견을 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을 성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마을자치 성공과 정착요인으로 내부에서 큰 역할들은 무엇이었나

박희정 이장: 모든 사안에 대해 대표자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분야별 분과를 분리해 팀장제로 업무를 분담해 처리했다. 마을 운영위원들과 함께 지속적인 회의를 거쳐 사안들을 처리하다 보니 안건에 대한 소통이 원활하게 됐다. 운영위원회의 구성을 마을 내 각 조직의 대표들로 구성하다 보니 전달력이나 소통의 오해가 줄어들어 큰 잡음 없이 일들을 추진할 수 있었다. 모든 일이 100% 참석은 어려운 일이나 무엇보다 마을의 리더들이 주민들의 신임을 받고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신부님도 목사님도 항상 마을의 정화 활동 등에 적극 참여해 주셔서 더욱 단합된 힘을 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프레시안: 마을사업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하나

박희정 이장: 구병마을 같이 정말 작은 시군에 있는 마을들은 사업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가기 어렵다. 성공 마을들이 더 많아지고 지속하려면 담당 공무원이나 부서가 지속적인 교류나 회의를 마을과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마을 리더나 담당 공무원들의 이해와 역량을 키울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

프레시안: 마을사업 하면서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이 있다면

박희정 이장: 이번 행복마을 콘테스트를 준비할 때 올해는 코로나19로 퍼포먼스를 사전촬영하여 제출하게 됐는데 경험이 없던 우마을로서는 열흘 정도 짧은 준비시간에 긴 장맛비에 하루도 빠짐없이 역할을 분담해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그런데 정작 촬영 전날 총연습에 역할을 맡으신 어르신이 운전해 오시다가 뇌졸중 증세 응급실에 실려 가셔서 참여가 어렵게 됐다. 주연을 맡으신 분이 장마철 미끄러워진 길에서 넘어지셔서 출연이 불투명하게 돼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런데 대통령상을 받게 돼 더 기쁘고 반가웠다.

프레시안: 지금까지 생활해 오시면서 자치와 관련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나 경험이 있다면

박희정 이장: 여러 가지 일들이 있긴 하나 우리 마을은 어르신들이 많다. 대부분 1~2인의 가족 형태인데 주 3회 저녁을 함께 먹는 공동나눔 밥상을 실천하고 있다. 혼자서는 밥을 먹기가 싫은데 함께 먹으니 맛있고 많이 잘 먹게 된다고 어르신들이 즐거워한다. 이웃 사람들이 모여 얼굴을 자주 보게 돼 즐겁다는 어르신들이 많아 마을 봉사자들과 함께 식사준비를 하며 행복하게 됐다. 이웃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시간속에서 소소한 즐거운 생활의 추억을 만들고 있다.

구병마을은 젊은 여성리더 박희정 이장의 헌신적이고 산뜻한 아이디어에 주민들이 보답하고, 보은군과 충청북도 관계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분에 성공마을 일기를 써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속에서 관광마을사업은 타격이 크다. 환경보전 자연보호가 마을 소멸위기는 귀농귀촌으로 극복하고 있지만 관광소득체험마을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수준으로 발전하려며 갈길이 멀다.

ⓒ구병마을

특히 이 마을의 대표관광상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져 부자마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마을상품을 사갈 고객들을 응대하는 방법이나 그 반응 등을 모니터링하는 고객관리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대통령표창마을로서 머무는 마을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촌마을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관광체험소득마을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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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강원취재본부 김주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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