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환각 질주' 포르쉐 운전자 흡입한 마약은 '합성대마'

동승자도 공동정범 기소...텔레그램 통해 구매, 일반대마보다 5배 강해

부산 도심에서 환각 상태로 차량을 몰다 7중 추돌사고 낸 포르쉐 운전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운전자가 흡입했던 마약은 일반대마보다 5배 이상 강한 합성대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운전자 A 씨를 구속 기소하고 동승자 B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합성대마를 흡연한 이후 환각 상태로 포르쉐 차량을 몰다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잇따라 들이받는 등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 지난달 18일 오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난 뒤 모습을 드러낸 A 씨에게 취재진이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A 씨는 교차로에서 승용차 2대를 충격한 뒤 시속 약 100km로 도주하다가 오토바이 1대와 차량 4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전치 12주의 등뼈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승용차 운전자들은 전치 2~8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A 씨가 사고 직전 자신의 차량 안에서 B 씨로부터 합성대마를 건네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B 씨가 대마를 흡입한 A 씨에게 차량 진행 방향을 안내하는 정황을 발견했고 약물 운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검찰 조사결과 A 씨와 B 씨는 올해 5월, 6월 중순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대마 2g을 B 씨는 필로폰 2g과 합성대마 0.5g을 각각 매수해 흡입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일명 합성대마는 일반대마보다 수 배의 강한 효과를 유발해 그 증상으로 환각, 구토, 불안,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통장 60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A 씨의 소지품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고 범죄 혐의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향후 마약류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치료비, 생계비 등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고 당시 찍힌 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처.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