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완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 유세를 재개하기로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가 완치됐을 뿐 아니라 면역력까지 생겼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그의 주치의는 트럼프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10일 백악관에서 지지자 500여 명이 참여하는 연설회를 개최한 데 이어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13일 펜실베니아주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선거유세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백악관은 15일 트럼프의 거부로 취소됐던 2차 대선후보 TV토론을 다시 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트럼프, 퇴원 후 연일 언론과 인터뷰..."면역력 갖게 됐다"고 주장
트럼프는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힌 뒤 이날 오후 월터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뒤 3일 만인 5일 퇴원을 강행했다.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트럼프는 하루 수십개의 트위터 게시물을 올리고, <폭스뉴스>, 팟캐스트인 <러시 림바우 쇼> 등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과 연일 인터뷰를 하는 등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트럼프는 11일에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이 미친 끔찍한 중국 바이러스를 물리쳤다"며 "가장 높은 시험, 가장 높은 기준을 통과했고 몸 상태가 아주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코로나19에 면역이 생긴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행자로부터 더 이상 코로나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그렇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면역력(immune)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전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위험이 더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더 이상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다는 판정인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도 "면역력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트위터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경고문을 붙여 이 게시물을 가렸다.
플로리다-펜실베니아-아이오와 등 경합주 유세...대중 동원 성공할까?
트럼프는 이번 주에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유세를 연다. 플로리다(12일), 펜실베니아(13일), 아이오와(14일)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지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지역이다. 바이든이 트럼프에 비해 플로리다는 평균 11%포인트, 펜실베니아는 평균 13%포인트, 아이오와는 5%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재가동되는 지역 유세에 지지자들이 얼마나 모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은 각종 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자체가 사기"라는 주장까지 펼치며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까지 무릅쓰며 유세장으로 모여드는 지지자들의 규모에 따라 이들 경합주의 여론조사가 어느 정도 바닥 민심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 할 수도 있다. 현재 트럼프는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조사에 대해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오하이오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참 급증할 때인 6월 20일 털사에서 대규모 유세를 개최했는데, 당초 100만 명 이상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트럼프 캠프에서 밝혔지만 실제 참석자는 6000여 명이었다.
백악관 "2차 TV토론 예정대로 하자" 억지
한편,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으로 2차 TV토론은 화상으로 진행하기로 하자 거부 의사를 밝혔던 트럼프 측이 다시 11일 대면으로 TV토론을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브라이언 모건스턴 백악관 전략공보 부국장은 이날 "대통령은 토론할 준비가 됐고 의료진은 대중 행사 참여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대선토론위원회가 2차 토론 일정을 되돌려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는 오는 15일 플로리다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에게 질문하는 타운홀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2차 TV토론이 화상토론으로 진행될 경우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며 불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TV토론은 취소되고 22일로 예정된 3차 TV토론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도 대선토론위원회가 밝혔다.
아직 코로나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는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TV토론을 강행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상대 후보인 바이든과 사회자 뿐 아니라 질문자로 참여할 유권자들도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실제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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