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공개 연설회였는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연단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흑인·히스패닉계 지지자 수백 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법과 질서를 위한 평화적 시위'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등장할 때는 마스크를 썼으나, 곧 마스크를 벗고 연설을 시작했다. 다만 그는 청중들과 다소 떨어저 건물 2층 높이의 발코니에 서서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이 좋다(I'm feeling great)"는 말로 연설을 시작하며 "과학과 의약이 '중국 바이러스'를 완전히 뿌리뽑을 것이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전 세계에서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연설 주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을 배신했다"면서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은 급진 사회주의 좌파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나는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 이후 어떤 대통령보다도 흑인 공동체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아무도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의 전임자는 버락 오바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13일 펜셀베이니아주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집회를 여는 등 대규모 유세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언론과 미 정치권, 나아가 세계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완치된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이 상태에서 대중 유세에 나서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교적 건강해 보였지만 손에 정맥주사 흔적으로 보이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고 목소리는 여전히 약간 쉰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모인 인원 500여 명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긴 했지만 간격 유지 없이 다닥다닥 모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펜실바니아주 유세에서 "(트럼프가) 10만 명이 죽어간다는 말을 듣고 뭐라고 했는지 아느냐? '그건 어쩔 수 없지(It is what it is)'라고 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일인 이유는 그가 트럼프이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했다.
스웨덴 환경운동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그래타 툰베리는 이날 SNS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바이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툰베리는 "나는 정당정치에 관여하지 않지만, 이번 미국 대선은 선거 그 이상"이라며 "기후적 관점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충분치 않지만, 어쨌든 바이든에게 투표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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