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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조상들의 철학을 닮은 유기농쌀 토고미로 20년째 마을자치를 운영하는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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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조상들의 철학을 닮은 유기농쌀 토고미로 20년째 마을자치를 운영하는 마을이 있다

[김주원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강원 화천군 ‘토고미 마을’

강원 화천군 상서면에 토고미 쌀로 유명한 마을이 있다. 북한강 지류인 파포천의 맑은 물과 비경을 자랑하는 비래안 만산동 계곡 입구에 있는 '토고미 마을'이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장소와도 멀지 않다. DMZ와도 가깝다.

지난 1999년부터 마을 자치를 시작한 스타 마을이다. 마을 출신 귀농인 한상렬 위원장과 주민들이 20년 이상 마을사업을 잘 운영해오고 있다. 농촌 마을 자치의 모델이 되는 마을이다.

1999년 친환경 오리농법을 도입해 1사 1촌을 (주)삼성전기와 20여 년간 유지하고 있다. 이 교류 과정에서 도시민의 선호도가 반영된 다양한 체험행사가 만들어졌다.

ⓒ프레시안

폐교인 자연학교를 중심으로 1사 1촌을 기반으로 한 도농 교류사업을 추진해왔다. 자연학교는 초창기보다 증축됐고 잘 정비돼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자연학교는 코로나19 여파로 안타깝게도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을의 자랑은 문전옥답 농토다. 주민들과 함께 작목반을 구성해 친환경 벼재배 단지를 조성해 마을 상표 가치를 높였다.

토고미 쌀은 친환경 쌀로 유명하다. 화천과 같이 쌀농사가 주 종목이 아닌 산촌에서 쌀로 마을 이미지를 특화했다는 점은 대단히 혁신적인 일이었다.

토고미 마을은 배산임수로 농촌 마을의 전형이다. 기름진 옥토가 마을 앞에 펼쳐져 있다. 풍수가 좋은 마을에는 부자들이 많이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농사일에 품을 팔면 꼭 쌀로 품삯을 받았다. 그래서 그 쌀을 토고미(土雇米)라고 불렸다. 풀이하자면 땅이 고용한 쌀이라는 뜻이다.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땅이 주인이라는 의미가 된다.

마을 선조들은 흙에 철학을 부여해 흙의 소중함을 실천하며 살아왔다.

선조들의 지혜인 자연의 소중함, 흙에 대한 귀중한 의미를 친환경 토고미 쌀로 브랜드화했다. 선조들의 정신과 철학을 지금까지 친환경 토고미 마을로 만들어가고 있다.

땅에 천부인권을 부여했던 지혜를 한상열 이장과 주민들이 대를 이어 실천하고 있다.

▲북한강 지류인 파포천의 맑은 물과 비경을 자랑하는 비래안 만산동 계곡 입구에 있는 토고미 마을. ⓒ프레시안

마을 사업추진과정을 보면, 강원도 자체 추진사업인 새 농어촌 건설 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되면서 마을사업이 본격화 됐다. 이 후 녹색체험 마을, 정보화 마을, 농촌체험, 인성학교 등 정부와 지자체의 마을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성공 기반을 다져왔다.

토고미 자연학교는 마을의 중심이고 당일 혹은 2박 3일 체험행사가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마을의 자랑거리다. 폐교(구, 신풍초등학교)를 임대해 숙박 시설을 만들고 자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을 벗하고 청정공기를 마시며 심신을 수련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도시민들이 농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문화교류의 장으로 발전해 왔다. 아이들에게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 농촌의 소중함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40여 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메인이다. 이 과정에서 마을의 정취를 감상하고 한우농장에서 소여물 주기 체험, 쌀 방앗간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이뤄진다.

자연 친화적인 공간인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감상하는 트랙터 체험은 여유롭고 한가한 마을체험으로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마을체험 필수 코스다.

토고미 마을은 오리농법을 도입해 친환경 쌀을 생산해 왔다. 그 상징으로 마을 들녘 중간중간에 오리 조형물이 있다. 지금은 조류독감 때문에 우렁이 농법으로 대체됏다.

우렁이는 알에서 깨어나면 벼농사를 방해하는 풀은 모조리 먹어치운다. 그래서 농약이 필요 없다. 우렁이가 친환경 농사꾼이다. FDA 유기농 인증까지 받아 안전하고 맛있는 쌀이다.

자연학교에서는 자연과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계절별로 연중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로 탄탄하게 잘 정비돼 있다. 자연체험 농촌체험 문화 체험과 계절별 체험 행사가 연중 운영되고 있다.

정보화 마을 홈페이지에는 토고미 뉴스, 자유게시판 등에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게시돼 있다. 매달 운영회의를 열어 정보를 공유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마을 자치 운영의 모범사례다.

ⓒ프레시안

마을 자치는 주기적으로 회의가 열리고 정보를 공유하며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마을에 필요한 일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되면 마을 자치가 정착된 마을로 볼 수 있다.

토고미 마을은 운영과정이 모범적으로 20여 년간 이뤄져 왔다는 점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산물 수확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우렁이 쌀 축제와 논두렁 재즈 페스티벌 등 도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

특히 토고미마을은 1사 1촌 사업을 적극 활용해 자매결연을 한 삼성전기와 장기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마을 자치를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행운을 만들었다.

홈페이지 특산물 판매코너를 보면 유기농 쌀이 포장단위별로 안내 돼 있고 감자와 건시레기 등이 판매되고 있다.

DMZ 인근의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 속에서 튼튼하게 키워낸 토고미 쌀은 유명하다. 올해도 대부분 예약이 끝났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쌀이다. 마을에서도 자체적으로 토고미마을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가장 안전하다고 인정받은 최고 품질의 쌀만을 유통하고 있다.

1999년 토고미 마을 친환경 농산물 판매액은 600만원에서 2006년 5억여 원으로 100배 이상 늘어났다. 농산물 판매액은 그 후에도 많이 늘어났으나 규모의 경제측면에서 이정한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친환경 토고미 쌀 판매는 양면성이 있다. 마을의 쌀 영농규모가 평야지대와 달리 소규모에 불과하다. 무작정 양을 늘릴 수 없다. 품질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토고미쌀은 마을대표 브랜드로 중심기능을 하고 있다. 자연학교를 중심으로 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소득을 늘리는 전략을 마을에서 추진해왔다.

코로나19로 올해는 어려움이 크다. 체험마을들의 수익이 약 70%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토고미 마을의 2031년도 추진계획은 계속되고 있다. 첫째 스스로 결정하고 서로 돕는 마을, 둘째 푸른 자연과 풍요로운 삶이 함께 하는 마을, 셋째, 전통과 문화가 꽃피는 마을, 넷째 주변지역, 도시의 이웃과 함께 농사지으며 공생하는 마을 등이다.

오래된 계획이지만 이대로 실현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또 다른 도약을 위한 계획이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고민 속에 만들어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로미 마을은 마을사업을 20여년째 운영하면서 정부의 각종 정책들에 성공사례로 소개돼 왔다. DMZ을 접하고 있는 산골마을에서 마을자치를 20여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기적에 가깝다.

잘 정비되고 있는 자연학교와 황금물결 토고미 뜰의 벼들이 행복해 보이는 토로미 마을에 더 적극적이고 행복한 일들이 더 많이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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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강원취재본부 김주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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