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에 속절없이 무너진 울릉도 사동항 동방파제 220m를 두고 부실시공과 편법설계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돼 시공업체인 포스코건설과 발주처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태풍으로 인한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놔 추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지난 22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시공사에 철저한 대책과 함께 시공을 주문했으며, 환경보호 및 정밀 시공될 수 있도록 준공 시 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현장을 점검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파도를 막기 위해 건설된 방파제가 맥없이 무너진 것은 명백한 부실시공이며, 시공사와 감독청이 당초 설계와 다르게 편법 시공한 결과라며 아무리 역대급 태풍이라 하더라도 설계 변경된 구간만 유실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어 자연재해가 아닌 부실시공에 의한 인재(人災)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 시공업체와 감독청은 태풍에 의한 천재지변에 따른 것으로 부실시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울릉공항 건설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예산절감차원에서 설계를 바꿔 규모를 줄였다”며 “공항 활주로 건설이 늦어진데다 기록적인 강한 태풍으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파제 붕괴로 복구에만 3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피해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발주처와 시공사 양측의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레시안> 취재결과 사동항 동방파제는 지난 2014년 국비 1832억원을 투입해 방파제 전 구간을 ‘케이슨 공법’으로 시공할 예정이었으나 울릉공항 활주로와 예산절감 이유로 방파제 일부구간 220m를 사석경사제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공사비 90억원이 절감되긴 했지만 지난 2017년 태풍 간접영향으로 사석경사제 구간 상체 일부(40m가량)가 준공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재시공하면서 당초 그해 연말 준공예정이었던 동방파제가 다음해 2018년 6월 준공한 걸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민A씨(울릉읍. 55세)는 “태풍 간접 영향에도 사석이 유실돼 재시공 했으면 시공사측이 ‘사석경사제공법’은 울릉도 환경에 맞지 않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을 텐데 또다시 같은 방법으로 재시공한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비록 역대급 태풍이 오긴 했지만 당초 설계대로만 시공했다면 지금과 같은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9일 국무총리와 함께 울릉도 태풍 피해현장을 찾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은 “피해가 발생한 시설은 원상복구 차원이 아닌 자연재해 발생 시 안전한 항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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