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와 한 첫 전화 통화에서 강제 징용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스가 총리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이번 통화는 상견례 성격이 짙어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0분 간 통화하고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 첫머리에서 스가 총리가 99대 일본 총리로 취임한 데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 위해 함께 협력할 동반자"라고 했다.
이에 스가 총리는 "한일 양국 관계가 과거사에서 비롯한 여러 현안들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구축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강제 징용 등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해나가자"면서 강제 징용 문제를 언급했고, 스가 총리는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양국 입장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양국 정부와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함께 찾아나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서로 협력하고 양국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힘과 위로를 줘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 리더십 하에 한국의 K-방역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코로나 관련 여러 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두 정상은 특히 한일 간 기업인 등 필수인력에 대한 특별입국절차를 앞두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특별입국절차가 양국 간 인적 교류 재개의 물꼬 트는 계기이자 양국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은 각 국 최대 관심 사안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서로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다"고 했으며, 스가 총리도 "솔직한 의견 교환에 반갑다"고 말하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이번 통화는 한국 정부가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취임 후 통화는 축하하는 쪽에서 먼저 요청하곤 한다"면서 "문 대통령도 취임 후 아베 총리와 첫 통화했을 때 일본 측에서 먼저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 연설을 통해 제안한 동북아 방역공동체와 관련한 언급은 이번 통화에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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