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1일 연평도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중이던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에 총격을 가한 뒤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행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24일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군은 지난 21일 13시경 소연평도 남방 1.2마일(mile)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실종되었다는 상황을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접수했다"며 "실종된 어업지도공무원 A씨는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아울러,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어떠한 이유로 A씨에 대해 총격을 가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군 당국은 A씨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점과 최근 북한이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국경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1일 11시 30분 점심시간에 (A씨가) 보이지 않아 실종을 인지했고 13시경에 보고한 뒤 13시 50분에 20척의 민간 어선과 항공기 2대로 정밀 수색에 들어갔다. 이후 18시부터 대연평도, 소연평도 해안선 일대를 정밀 수색했고 22일 화요일 22시에 연평부대 녹화장비를 확인했으나 (A씨 모습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22일 화요일 15시 30분경 등산곶 일대 해상에서 1명 정도가 탑승 가능한 북한 선박에 기진맥진해 있는 실종자(A씨)를 최초 발견했다는 정황을 입수했다"며 "북측 인원은 선박에서 일정거리만큼 떨어져 방독면을 착용하고 실종자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자진 월북 시도를 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자세한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군의 총격과 화장에 대해 그는 "북한군 해군 계통의 지시가 있어서 실종자에게 사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정황도 있다"며 "북한의 코로나 조치는 무조건 사격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과 관련 정부는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관계자는 "우리군은 23일 수요일 16시 35분경 유엔사와 협의하에 대북 전통문을 발송했다"며 "실종 소식을 통보했으나 지금까지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으로부터의 해명, 유해 인도 등 이후 예상되는 대북 조치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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