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가 나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아직 해당 사례가 재감염인지 여부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발표된 재감염 의심 사례에 관해 추가 설명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서 19일 방대본은 지난 3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이 4월 초에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지난주에 해당 사례 보고를 받았다.
정 본부장은 이에 관해 "해당 환자가 (3월) 1차 입원 했을 때는 기침이나 가래증상이 심하지 않았으며, 증상 소실 후 PCR 검사에서 2번 모두 음성 확인이 돼 격리 해제됐다"며 "(4월) 2차 입원 당시에도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있었으며, 증상은 1차 입원 당시보다 더 경미했다"고 전했다.
일단 방대본은 해당 사례를 '재감염'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정 본부장은 "(해당 사례 환자는) 짧은 기간에 재입원을 했다"며 "충분히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사례일 가능성도 있다고 정 본부장은 추정했다.
정 본부장은 "(해당 환자가 재입원한) 3월 말~4월 초 시기를 고려하면, 2~3월에는 S나 V 클레이드의 바이러스가 유행하다가 3월부터 유럽이나 미국에서의 해외입국자를 통해서 G그룹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며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생길 수도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즉, 해당 환자가 첫 입원 당시 S나 V그룹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완치했다가, 퇴원 후 미처 항체가 생기지 못한 변종인 G그룹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코로나19에) 어떤 변이가 일어나는지, 그런 변이들이 재감염이나 면역, 항체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단정해서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지금은 이 사례에 관해 저희가 보고해주신 연구팀과 함께 정보를 정리한 후 전문가 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이라며 "아직은 이것을 두고 '재감염 사례'라고 확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체가검사 결과와 임상 소견,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 등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서 최종적인 재감염 사례 여부를 설명드릴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서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재감염 보고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5건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드물다. 홍콩, 벨기에, 미국 등에서 드물게 관련 사례가 보고됐다.
정 본부장은 "(만일 재감염이 가능하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인플루엔자처럼 일부 변이 후 재감염이 어느 정도 가능하며,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으므로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완치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20일 기준으로 705명이다. 한 달에 30~90명 정도다. 이들은 재감염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방대본은 이들이 완치 후 다시 뱉어낸 바이러스는 죽은 바이러스로 평가하며, '재양성'이 아닌 '재검출'이라고 표현한다. 즉, 감염 능력을 상실한 바이러스가 완치 후에도 나온 사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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