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제페토 시, 하림 작곡, 노래 '그 쇳물 쓰지 마라' 중)
SNS 상에서 10년 전 당진 용광로에서 일어난 산재사고를 기억하는 프로젝트인 '그 쇳물 쓰지 마라' 노래하기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 쇳물 쓰지 마라'는 댓글시인 제페토의 시다. 2010년 9월 7일, 충남 당진의 한 철강회사에서 20대 노동자가 일하다 용광로에 빠져 숨진 사고를 추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7일 크라우드펀딩플랫폼 프로젝트퀘스천은 '그 쇳물 쓰지 마라'로 만든 노래를 부른 영상을 찍어 '#그쇳물쓰지마라'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첫 주자로는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최민 활동가가 나섰다.
'그 쇳물 쓰지마라'의 작곡자인 가수 하림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노동환경에서 발생하는 사고들에 대해 우리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이런 생각들이 모여서 또 다른 단계로 움직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후 보육교사, 교육자, 배우, 장애인 활동가, 다양한 시민이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 중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있다.
18일 오후 '그 쇳물 쓰지 마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유된 영상은 55편이다.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챌린지에 참여했다. 입법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미온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 지사는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그 쇳물 쓰지마라' 캠페인을 언급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 지사는 "10년 전 9월 20대 청년이 일하던 작업장 용광로에 빠져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며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은 순식간에 사람을 삼켜버렸고, 이 사건을 주목하는 권력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이어 "다만 당시 댓글로 남은 시가 시민들의 목소리로, 노래로, 연주로 되살아나 그날을 추모하고 있다"고 쓴 뒤 물류창고, 아파트 건축 현장, 화력 발전소 등에서 매년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현실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이제는 제발 일터에서 죽는 일만은 끝내자"라며 국회에 "하루 속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해 노동자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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