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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우드워드 '핵무기 80개'? 미국도 북한도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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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우드워드 '핵무기 80개'? 미국도 북한도 아닐 것"

북미 10월 '깜짝 만남' 예측에도…"김정은, 4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 없어"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최근 출간한 본인의 저서 <격노>(Rage)에서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위해 핵무기 80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서술한 것을 두고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현실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18일 경기도가 주최한 2020 DMZ 포럼 'DMZ는 평화를 원한다'의 특별세션에 사회를 맡은 문 특보는 지난 2017년 북미 간 관계가 군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 위험에 직면했을 당시 미군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려 했다는 우드워드의 주장에 대해 그 진위를 명백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면서도, 여러 근거를 통해 실제 상황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우드워드는 해당 책에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위해 작전계획 5027, 즉 80기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하는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the U.S. response to an attack that could include the use of 80 nuclear weapons)을 면밀히 연구하고 검토했다"고 밝혀 미국이 80개 핵무기를 사용해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진술이 '북한이 핵무기 80개를 사용해 미국을 공격했을 때 그에 대한 대응 계획을 연구‧검토했다'는 의미 아니냐는 주장도 나와 해당 진술의 실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우선 "작전계획 5027은 한미 연합사령부에서 기본적인 작업을 해서 인도-태평양 사령부에서 지휘하는 시스템인데, 이 계획은 기본적으로 재래식 군사력을 중심으로 한 작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나 핵을 사용하는 것은 네브래스카에 있는 전략사령부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전략사령부가 인도-태평양 사령부에서 주관하는 작전계획 5027을 연구한 것은 흥미롭다"면서도 "작전계획 5027은 폐기됐고 5015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위기가 고조됐던) 2017년 7~9월에 5027이 존재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특보는 "미국은 핵무기로 공격을 한다고 하면 그 개수를 절대 명시하지 않는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여 상대방이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80개의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문 특보는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2017년 7~9월 사이에 북한이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하나도 가지지 못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북한이 당시 핵무기를 80개 가졌다는 것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했다.

▲ 18일 경기도 주최로 열린 2020 DMZ 포럼 'DMZ는 평화를 원한다'의 특별세션에 사회를 맡은 문정인(왼쪽)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토론자로 참석한 이종석(왼쪽에서 두 번째) 전 통일부 장관, 밴 잭슨(오른쪽 위)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위원, 캐슬린 스티븐스(오른쪽 아래) 전 주한 미국대사. ⓒDMZ FORUM 2020

이날 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역시 "제가 정부에 있을 때 그런 내용이 있었는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지도자 말의 신빙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신빙성은 전 세계 지도자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도 "군 당국은 여러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실제 이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자문역을 했던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위원은 "시나리오든 계획이든 뭐든 상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미 대선을 한 달 앞둔 10월 북미 간 깜짝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에 대해 잭슨 연구위원은 "대선 전에 흔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 얻어낼 것이 있어야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스티븐슨 대사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좀 회의적"이라며 "그렇다고 외교적 노력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외교적 노력을 통해 진전을 이뤄야 하고 이를 통해 동북아를 안정적인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의 대북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과는 다른 상향식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예측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비핵화도, 평화도 프로세스라고 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도 "초기에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면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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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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