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다가오는 추석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추석 때 이동 제한은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7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박능후 1차장은 "추석 명절 기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방역과 의료체계에 빈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되도록 부모님과 친지들의 안전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각 부처는 추석을 대비해 방역 관리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추석 연휴 전까지 앞으로 3주(9월 7일~9월 25일)간 방역실태 집중 점검을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김치공장 등 집단감염 발생을 고려해 육가공업·식품제조업을 대상으로 방역취약점을 집중 점검하고 각 사업장에 '추석 연휴 생활방역 수칙'을 전파하기로 했다.
또 방역 사각 지대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방역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련 대책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다수 근무하는 농축산어업·육가공업 점검을 실시하고, 외국어로 번역한 '추석 연휴 생활방역 수칙'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상황이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아직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이 같은 조치의 배경으로 꼽았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2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274.8명이다.
수도권의 일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208명으로 이전 2주(8월 9일~8월 22일)에 비해 71.3명 증가했다.
이 기간 감염 경로 미확인 환자 비율은 21.3%였다. 직전 2주의 12.0%에 비해 크게 치솟았다.
다만 수도권을 대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2.5단계)가 시행된 최근 한 주(8월 30일~9월 5일)의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218.6명으로 직전 한 주 331명의 3분의 2로 감소해 거리두기 효과는 확인됐다.
중대본은 앞으로 추석까지 3주를 가장 큰 고비로 보고, 매주 상황에 따라 추석 대응 수준을 검토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추석 전주(9월 21일~9월 27일) 상황 안정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이번 주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추석으로 이어지는 다음 한 주, 다음 한 주에 어떻게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지를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윤 반장은 다만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라서 방대본과 (중수본이) 논의를 통해 추석까지 상황이 안정화되도록 할 것"이라며 "아울러 추석 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지 않도록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반장은 "특히 (고위험군인) 부모님이 계신 가정은 이번 추석에는 되도록 집에 머물러 달라"며 추석 연휴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했다.
윤 반장은 다만 추석 연휴 이동제한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반장은 "현재로서는 강제적인 이동제한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이동제한은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매우 강력한 조치이므로,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수도권 집단 감염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자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나고, 특히 수도권 인구가 전국 각지로 크게 흩어지는 추석 연휴에 수도권 인구의 이동을 강제로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최근 수 주간 이어졌다.
다만 연휴 때 인구의 밀집 이동 수준을 완화하려는 조치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당초 이달 2~3일간 진행할 예정이던 추석 승차권 예매를 오는 8~9일로 미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해 창가측 좌석만 판매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추석 열차 승차권 공급 물량은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입석 승차권도 판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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