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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보도자료 베끼는 언론...배달 라이더 연봉이 1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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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보도자료 베끼는 언론...배달 라이더 연봉이 1억이라고?

라이더유니온, 언론 보도 반박 "일부 특수한 경우를 일반화했다"

배달이 늘어나면서 "배달 라이더 연봉 1억 시대가 열렸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라이더유니온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정면 반박했다.

3일 라이더유니온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특수한 상황이 과장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튜브 채널 '미디어데모스'에서 생중계로 진행됐다.

앞서 <헤럴드경제> 등은 지난 1일 "'하루 급여 47만 원 드려요!'...그래도 품귀 '배달 라이더의 실상'이라는 보도를 통해 "라이더 연 수익 1억시대 본격화", "그럼에도 라이더 품귀현상으로 배달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해당 보도는 "지난달 30일 강남구에서 활동한 쿠팡이츠 라이더의 경우 최고 일 급여 47만 1100원을 받았다. 주 5일 일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 1억1200만원을 버는 셈"이라며 "해당 라이더만 수익이 유독 높은 것이 아니다. 이날 강남, 서초, 송파 지역에서 활동한 쿠팡이츠 라이더들은 많게는 31만~46만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사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도 쿠팡이츠 견제를 위해 배달비를 인상하면서 라이더 수익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배달의민족 라이더의 경우 지난해 평균 약 4800만 원을 벌었다. 상위 10% 라이더의 경우 7500만원을 벌었다. 경쟁사인 요기요 및 배달대행사 소속 라이더들도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9월 2일자 <헤럴드경제> 기사. 배달 라이더의 하루 수입이 47만 원, 연봉으로 1억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웹페이지 갈무리.

"라이더가 하루에 47만 원을 번다? 아주 특수한 경우"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쿠팡에서 '하루에 47만 원 번다, 1년으로 따지면 1억이다 이런 홍보성 보도자료를 냈다. 라이더를 더 많이 모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쿠팡이츠나 배달의 민족 등 대규모 자본이 프로모션을 진행해 배달 수수료가 높아진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의 배달대행 라이더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직접 '라이더 연봉 1억' 보도의 근거가 된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보도는 배달이 많은 주말, 타지역보다 배달이 많은 강남에서 수익이 가장 높은 5명을 기준으로 했다. 게다가 주말의 많은 주문량과 우천 할증 등이 붙은 금액"이라고 짚었다.

그는 "쿠팡이츠는 수익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구조"라며 "기본배달료는 낮고 시간대별로 할증이 높거나 낮아지기도 하고 우천이 되면 더 많은 배달료가 붙는다. 안정적인 소득이 아니라 매우 유동적인 소득이기 대문에 주말소득 하나를 가지고 연봉을 계산하는 건 팩트가 틀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에서) 1위가 하루 47만 원을 벌었다지만 5위는 그보다 10만 원 정도 적은 금액을 벌었다"며 "강남 3구에서 쿠팡이츠에 접속하는 배달 라이더가 약 3만3000명인데 특수한 상황, 특수한 경우 소수의 수익으로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평일에는 콜(배달) 수가 없어서 배달료를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이 3일 온라인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달 라이더 연봉 1억 시대"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반박했다. 미디어데모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배달 라이더 부족현상은 일시적"

현재 배달 라이더가 부족한 현상이 일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로 배달 주문이 늘어난 상황도 있지만 배달 산업계의 거대자본인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의 프로모션 경쟁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쿠팡이츠에서 프로모션으로 라이더들에게 우천할증 등을 많이 주고 있다. 기존 다른 업체의 배달대행 라이더들이 쿠팡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라이더가 부족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라이더들의 이동은) 거대 자본의 프로모션으로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라이더들이 프로모션으로 돈을 더 벌 수 있는 업체로 가면서 반대로 지역의 소규모 배달 대행사는 라이더도 부족해지고 경쟁에서도 뒤쳐진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박 위원장은 "지역의 소규모 배달 대행사는 라이더들에게 돈을 더 줄 여력은 없고 결국 음식점 업주들을 상대로 배달료를 깎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게 다시 라이더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배달은 공짜 아니다"

'배달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자영업계의 불만에도 답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배달 주문의 경우 중개 플랫폼에도 수수료를 줘야 하고 배달 대행에도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수수료가 높아지는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라이더에게 주어지는 몫은 10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예전에 개별 업체에서 직고용하던 배달원 한 명의 개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배달 대행업체를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과거 음식 값에 녹아있어 눈에 보이지 않던 배달료가 배달 대행에 외주화 되면서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라이더 개인의 몸값이 아니라 플랫폼 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계기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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