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일 위중·중증 환자가 처음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데 따른 여파다.
1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대개 신규 확진자가 보고된 후 일주일에서 열흘가량이 지나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신규 확진자 발생 한 달을 전후해 사망자 숫자가 늘어난다"며 "이번 주 일요일까지는 계속해서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규모도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최근 환자 연령 분포를 보면 고령층이 많아 더 그렇다"고 언급했다.
이날 위중·중증 환자 수는 104명이 보고됐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첫 세 자릿수다. 이는 그만큼 최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 감염과 광복절 광화문 집회 발 집단 감염에 따른 확진자 급증 규모가 컸음을 뜻한다. 분모가 커짐에 따라 시간이 지나 위중·중증 환자 수도 늘어났다.
그 여파로 사망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우려다. 이날 신규 사망자는 없었으며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 수는 324명(치명률 1.61%)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 감염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이가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이라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가 27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1083명으로 늘어났다.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 감염 환자 수는 지난 봄 신천지대구예수교회 발 집단 감염(5000여 명) 이후 가장 크다.
이들 중 437명(40.4%)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50대가 234명(21.6%), 40대가 123명(11.4%), 30대가 95명(8.8%), 20대가 100명(9.2%), 10대가 66명(6.1%), 0~9세가 28명(2.6%)이다.
신천지대구예수교회 사태 당시에는 20~30대 환자 비중이 컸으나, 이번에는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자 비중이 가장 크다.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보통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위중·중증으로 전이되지 않는 한 2주가량 격리 입원 치료를 받고 격리 해제된다. 중환자의 경우 3주 정도 격리 치료를 받는다. 따라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2차 대유행의 여파가 이후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효과로 인해 통제된다면, 이번 주말이 격리 치료 환자가 늘어나는 최대 고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권 부본부장이 "적어도 이번 주 일요일까지는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까닭이다.
만일 그 후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크지 않았다면, 다음 주 들어서도 격리 치료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한편 이날 낮 12시 현재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20명 늘어나 총 419명이 됐다. 이번 집회와 관련한 추가 전파 장소는 전날과 같이 10개소며 이 중 교회는 전날보다 1곳 줄어든 8개소가 됐다.
당초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추가 전파 장소로 분류된 가평북성교회가 역학조사 결과 사랑제일교회 발 추가 전파 장소로 정정됐기 때문이다.
한편 권 부본부장은 앞으로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나리라는 전망과는 별개로, 조심스럽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까지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최근 일일 200명대로 감소함에 따라) 조금은, 아슬아슬하지만 전체 (신규 확진자) 규모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가 일부 보인다"고 언급했다.
권 부본부장은 그러나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수도권의 세 번째 유행 억제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완벽하게 이뤄지기를 방역당국은 강력하게 원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아울러 "지금 거리두기 (성과의) 뒤에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희생과 눈물이 있다"며 "거듭 죄송함에 머리를 숙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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