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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보성군, 유기견 사건‧구조‧보호‧인도적 처리‧변화와 의견까지!

반려견 1000만 마리, 유기견 10만 마리 시대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필요

최근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이던 유기견을 대상으로 인도적 처리(안락사)를 선택한 전남 보성군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보성 동물보호센터 사건→구조→보호→인도적 처리(안락사)→보성 동물보호센터 변화를 들여다보고 그 이후 지역민과 동물 관련 종사자의 의견을 청취했다. 동물보호법은 ‘안락사’를 대신해 ‘인도적인 처리의 절차’라는 문구를 사용한다. 혐오적인 문구 ‘안락사’를 대신해 ‘인도적 처리’로 대신한다.

▲ 보성군 동물호보센터 ⓒ프레시안(오정근)

◆인도적 처리 사건은...버려지는 유기견 10만 마리, 제도개선!

지난 10일 보성군이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이던 유기견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유기견 96마리를 대상으로 ‘인도적 처리’를 결정했다. 이날 동물보호단체의 방문‧항의로 실제 20마리가 ‘인도적 처리’됐다.

같은 날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보호법 관련 법률에 따른 인도적 처리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이 처리를 막기 위해 거친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성군 유기견 통계에 따르면 2018년 95마리, 2019년 211마리로 올해 상반기만 지난해 보다 많은 무려 223마리가 유기‧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용 개체수 42마리를 훨씬 넘어선 포화상태로 해년 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적 처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였음을 단편적으로 보여 준 예이다.

동물보호법은 인도적인 처리 원칙으로 ‘동물의 고통 및 공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처리 원칙을 두고 동물보호단체는 보성군이 한 인도적 처리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비춰진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다만 이 법에는 ‘시술자인 수의사와 관련 공무원 및 센터 직원 등 입회자의 안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인도적 처리 한다는 것은 여간한 사람은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 관련업 종사자들의 정론이다.

동물병원 관계자 A모 씨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와 행동으로 다가서는 모습을 바라보는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고 한다면 순순히 자신의 삶을 내어주는 동물은 없다. 발버둥 치는 사례가 많아 이를 실행하는 관계자 트라우마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보호할 수만 없는 유기견 실태에 대해 정부 차원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약 293개소가 운영 중으로, 지자체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은 40개소, 나머지 253개소는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매년 버려지는 유기견 개체수 10만 마리가 웃도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해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해 큰 충격과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동물보호단체 케어(대표 박소연)의 유기견 ‘안락사’ 사건을 엿 보면 현실과 동 떨어진 제도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보성군 동물보호센터 차광막이 설치되어 있는 외부 밝아진 외부 모습 ⓒ프레시안(오정근)

◆구조‧보호‧인도적 처리...여름 휴가철 버리고 가는 유기견

동물보호 시설이 없었던 보성군은 지난 2018년 민선 7기 김철우 군수가 취임 직후 약 49평(161.7㎡) 규모에 42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운영 중에 있다.

보성군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유기견 개체 수는 95마리에 불과했다. 이후 2019년 211마리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올해 상반기에만 223마리가 유기됐다. 올해 가장 많은 유기견을 구조한 때는 여름 휴가철로 적게는 10마리에서 많게는 14마리까지 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유기견으로 해수욕장에서 가방째 버려지고 늙고 병들어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유기견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는 지역 내 반려견이 유기된 것으로 보기 힘든 것으로 휴가차 방문해 기르던 반려견을 몰래 유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유기견으로는 부모님이 요양시설에 입소한 경우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져가라”는 자녀들의 연락을 받고, 보호시설에 수용하는 사례도 있다.

보성군 동물보호센터는 24시간 운영하며 구조에 나선다. 현장 출동한 센터 직원의 애로사항 또한 만만하지 않다. 방치돼 오랜 시간 밖에서 지내 들개의 습성과 사람을 경계해 순순히 포획당하지 않는 다는 것. 이때 물리는 경우도 다반사로 포획에 나선 직원이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포획해 구조한 유기견은 우선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후 센터에서 1일 3회 사료와 물을 제공하며 보호에 나선다. 유기견 보호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혹시 모를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공고’ 한다.

공고(10일간) 이후 주인과 입양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인도적 처리를 하지 않는다. 최대한 보호하다 포화 상태에 이르면 결국 인도적 처리 수순을 밝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순수한 야생 ‘들개’가 사라진지 오래이다. 가끔 주인이 있었음직한 개들이 떠돌이 생활하는 ‘들개’로 비춰질 뿐이다. 반려견 가정 1000만 시대, 유기견 10만 시대이다.

B모 씨는 이번 사건을 들어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갖고 삶을 마감하고 하늘에 올라서도 잊히지 않는 것이 ‘이름’이다. 가족의 일원인 반려견 또한 ‘이름’으로 불리다 늙고 병들거나 귀찮아지면 버려지는 순간 ‘개××’로 불려진다. 우리는 그들을 통일되게 ‘유기견’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양심은 우리를 자성(自省)하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 보성군 동물보호센터 환기, 환풍기, 햇빛 차광막, 진료실과 목욕실 등을 새로 설치하는 등 바닥면 일부 콘크리트 타설과 보호실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환경정비를 완료했다.ⓒ프레시안(오정근)

◆동물보호센터 그 이후...임시 군 직영 체제로 전환, 기간제근로자 채용

보성군은 견사 내 평상과 환기, 환풍기, 햇빛 차광막, 진료실과 목욕실 등을 새로 설치하는 등 바닥면 일부 콘크리트 타설과 보호실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환경정비를 완료했다. 또한 전국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임시 군 직영체제로 전환해 공무원들이 순번제로 보호시설에서 사료와 물을 제공하며 관리하고 있다.

군은 지난 21일 기간제근로자 2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보성군유기동물보호센터 기간제근로자 모집 공고’를 냈다. 또한 시설 개선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군 홈페이지 공고 란을 확인하면 ‘동물 관련 자격증 소지자 우대와 특히 동물보호단체 회원 또는 추천자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보성군 관계자는 “보호소 운영에 필요한 근로자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추천해주면 적임자를 채용할 방침이다. 센터 관리를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동물보호협회에 센터 운영을 위탁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 시설비와 운영비, 인건비를 추경 중 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보성군과 군 의회는 동물보호와 관련한 조례 발의도 검토 중이다. 또한 이번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동물보호협회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동물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우 군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있는 인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고, 더불어 유기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반려동물 유기 문제 해결될 수 있도록 반려동물 등록제 적극 추진을 비롯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제도 개선을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민‧관련 종사자 의견...현실과 동 떨어진 구조와 반려인 인식 개선

현재 동물보호센터 운영에 들어가는 재원의 90% 이상이 군비로 충당되고 있어 이러한 구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군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유기견 보호를 위한 기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B모 씨는 “지역 내 유기견 발생 현황은 보성군내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타 지역에서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이를 포획해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체의 비용을 군에서 부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정부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서지 않는다면 유기견의 안락한 보호와 인도적 처리는 현실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C모 동물병원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기동물 보호센터 운영과 비용 전반을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략)애초에 유기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려인 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은 동물보호단체의 노력과 사회적 합의 그리고 인도적인 절차를 실행하는 수의사의 트라우마, 동물보호소 직원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조명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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